“쯔쯔가무시병 빈발”…가을 야외활동 늘자 감염 경고
최근 추석 명절을 전후로 성묘와 벌초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쯔쯔가무시병 감염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감염병으로, 9월부터 11월 사이 환자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연평균 약 6000건의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환자 발생 시기가 장기화되는 추세다. 이 질환은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감기와 유사한 초기에 이어, 진드기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피)가 생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체 환자의 약 90%에서 가피가 확인되지만 모든 사례에 드러나는 증상은 아니다.
쯔쯔가무시병 병원체는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로, 풀이나 설치류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사람 피부를 무는 과정에서 감염된다. 농작업, 벌초, 산행, 도토리·밤 줍기 등 일상적 야외활동에서도 노출 우려가 상당하다. 치료가 늦을 경우 폐렴, 급성 신부전, 뇌수막염 등으로 악화할 수 있으며, 고령자나 당뇨·심혈관 질환자 등 면역취약층은 사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이번 질환은 기존 감염병 예방 방식인 백신접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전 예방이 실질적 대응책으로 강조된다. 야외활동 시 긴 팔·바지·장갑·모자 등 보호복을 착용하고, 기피제 사용, 돗자리 활용, 귀가 후 옷 세탁과 피부 점검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가 얇은 부위와 접히는 곳을 중심으로 진드기 물림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도 권장된다.
글로벌 기후변화로 진드기 활동 기간이 연장되며 유사 감염병 분포도 확대되는 경향이 관찰된다. 질병관리청은 진드기 유충 밀도가 9월부터 증가해 11월 정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등도 진드기 매개 감염병 증가 방향성을 환기하며, 백신 연구 필요성과 진드기 분포 예보 체계 고도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의료현장에서는 조기 진단과 항생제 적기 치료만이 중증화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재기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초기 감기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쉽다. 벌레물림 이후 가피와 열이 동반된다면 즉시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드기에 물렸더라도 전신증상 없이 경미한 경우 경과관찰이 가능하지만, 고령·기저질환자는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와 의료계는 예방 인식 확산 및 백신 개발 연구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산업계는 실제 시민 일상과 공공보건 모두에 영향을 주는 감염병 대응 체계 개선의 중요성을 주목하며, 가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 대비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