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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역사의 한 장”…홍정민, 72홀 259타 신기록→KLPGA 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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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역사의 한 장”…홍정민, 72홀 259타 신기록→KLPGA 대회 우승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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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의 가을 공기에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다. 그늘진 페어웨이를 걸으며 샷을 이어가는 홍정민의 표정에는 결연함과 안정감이 흘렀다. 한 타, 한 타 쌓여가는 기록은 어느새 새로운 역사의 문턱에 다다랐다.  

 

홍정민이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72홀 259타, 29언더파라는 대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기록은 72홀 기준 KLPGA 투어 최소타로, 기존 23언더파 265타(김하늘·유해란·이정민)를 6타 차로 앞섰다.  

“72홀 259타 신기록”…홍정민, KLPGA 역대 최소타 우승 / 연합뉴스
“72홀 259타 신기록”…홍정민, KLPGA 역대 최소타 우승 / 연합뉴스

최종 라운드 시작 전부터 6타 앞서며 탄탄한 리드를 구축한 홍정민은 생각보다 조용한 독주 속에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5번 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하며 대회 내내 노렸던 노보기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오히려 흔들림 없는 샷 감각과 예리한 퍼트로 흐름을 되찾았다. 결국 17번 홀에서도 한 번 더 보기가 있었지만 계속해서 버디와 이글을 기록하며 총 버디 27개, 이글 2개로 스코어카드를 완성했다.  

 

경기 내내 이어진 무결점 운영에 많은 팬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홍정민은 “기록 경신보다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하며, “전날만 해도 2타만 더 줄이면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고 했는데, 퍼팅이 따라줬고 예상 밖의 큰 차이로 기록을 갈아치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후반 10번 홀에서의 버디로 승리에 대한 확신을 얻은 순간에 대한 경험도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홍정민은 시즌 2승째와 함께 상금랭킹 1위, 대상 포인트 2위, 평균타수 1위 등 각종 주요 지표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공황장애와 자율신경계 이상 증세로 힘든 재활기를 거쳤던 홍정민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의 정상 등극이었다.  

 

큰 격차의 승리에도 만족하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홍정민은 “개인 타이틀에는 연연하지 않겠지만, 한 번 더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래도 상금왕은 욕심이 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LPGA 투어 도전은 후원사와 논의 중”이라며, “내가 PGA에 진출하려는 궁극적 목적은 결국 올림픽 금메달에 있다”고 힘줘 말했다.  

 

차분한 필드 위에서 자신만의 경기를 만들어낸 홍정민의 모습은 많은 골프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KLPGA 투어의 새 역사는 17일 경기도 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이 한 판의 승부로 각인됐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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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민#klpga#메디힐한국일보챔피언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