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티빙 합병 통한 협업 확대”…서장호, K-콘텐츠로 OTT 경쟁력 강화 노린다
IT/바이오

“티빙 합병 통한 협업 확대”…서장호, K-콘텐츠로 OTT 경쟁력 강화 노린다

최영민 기자
입력

K-콘텐츠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산업의 경쟁 판도를 바꾸고 있다. 콘텐츠웨이브와 티빙의 합병 논의가 업계 재편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주목받는다. 서장호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22일 국제 스트리밍 페스티벌에서 티빙과의 합병 진행 상황을 언급하며, 실제 사업 시너지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합병 추진을 ‘국내 OTT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서장호 대표는 “아직 주주 동의가 완료되지 않아 관련 실무를 진행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CJ ENM과 티빙이 KT와의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전하며, 구체적인 합병 절차에 대해선 언급을 아꼈다. 그러나 빠른 합병 시 통합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점엔 동의했다. OTT 플랫폼의 핵심 가치는 가입자 수뿐만 아니라 K-콘텐츠 등 양질의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해,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OTT 시장은 단순 스트리밍에서 자체 제작 오리지널, 빅데이터 기반 추천, 글로벌 동시 공개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서 대표 취임 이후 콘텐츠웨이브는 OCN 시리즈와 CJ ENM 작품을 웹플랫폼에 확대 반영하며, 이용자 만족도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합병 추진은 기존 각 사의 콘텐츠 소싱・기술 인프라 결합을 통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경쟁사에 맞설 경쟁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점이 주목받는다.

 

시장에서는 가입자 규모가 넷플릭스에 근접할 경우 광고, 유료 결제, 해외 동시 출시 등에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이미 데이터 분석 기반 큐레이션 기능 강화, 자체 오리지널 투자 확대, 다양한 콘텐츠사업자와의 파트너십 추진 등으로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글로벌 OTT 시장은 미국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일본의 라쿠텐 등 주요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국내 합병 사례는 콘텐츠권 확보와 기술 시너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모바일 올라이브’ 등 이동통신사 전략과 비교해도 속도와 유연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지배력, 콘텐츠 독점 등 공정위 심사 이슈가 변수로 남아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최근 정부가 OTT 사업자 간 합병과 기술 협업 관련 규제 완화, 데이터 이용 약관 개선 등을 검토하고 있다. 콘텐츠 투자의 선순환 구조 정착과 중소 사업자 보호 방안이 함께 논의되는 점도 특징이다. 서 대표는 “양질의 CJ ENM 콘텐츠의 효과적 유통, 플랫폼 다양화가 웨이브 운명을 좌우한다”며 “콘텐츠 확보와 CP 협업을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토종 플랫폼이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자생력을 갖추려면, 단순 이용자 증가보다 고유 콘텐츠 경쟁력과 기술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콘텐츠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이 실제 시장 변화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최영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서장호#티빙#콘텐츠웨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