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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 진출 본격화”…미국 가상화폐 기업, OCC 인가 행보에 금융시장 변화 주목
국제

“은행업 진출 본격화”…미국 가상화폐 기업, OCC 인가 행보에 금융시장 변화 주목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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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월 13일, 미국(USA)의 주요 가상화폐 기업들이 연방 규제당국인 통화감독청(OCC)에 은행업 인가를 대거 신청하는 등 전통 금융권 진출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 의회가 디지털 자산 시장 관련 핵심 입법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직전 나타난 움직임으로, 미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가상화폐 산업에 직접적 파장을 주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화폐 정책 기조와 맞물려 업계 지형이 급격히 변화하는 중이다.

 

금융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리플랩스(Ripple Labs)’는 7월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엑스, X)를 통해 OCC에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 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서클(Circle)’, ‘비트고(BitGo)’ 등 주요 가상화폐 기업들도 인가 절차에 나섰다.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는 보관과 결제 등 제한적 금융서비스만 가능하지만, 연방은행 인가라는 점에서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와 차별화되는 신뢰성의 기준으로 해석된다. 리플랩스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범을 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언급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마스터 계좌도 추가 신청했음을 밝혔다. 마스터 계좌가 승인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을 미국 중앙은행에 직접 예치할 수 있게 된다.

미국 가상화폐 기업, 은행업 진출 확대…‘리플랩스’·‘서클’ 등 OCC 인가 신청
미국 가상화폐 기업, 은행업 진출 확대…‘리플랩스’·‘서클’ 등 OCC 인가 신청

서클은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의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인가 추진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 또한 금융사업 진출을 예고하며 다음 달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르준 세티 크라켄 CEO는 “금융과 가상화폐 융합의 자연스러운 발전”이라고 진단했다. 가상화폐 거래가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투자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 역시 올해 가을 은행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며, 블라드 테네프 CEO는 “고객의 세금, 상속 등 모든 금융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업계에서는 가상화폐 업계의 ‘규제 수용’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비스 라이트 트레인’의 맥스 보니치 파트너는 “과거와 달리 업계가 자발적으로 규제를 요청하는 변화가 감지된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탈규제’와는 대조적임을 짚었다.

 

미국 하원은 이번 주를 ‘크립토 위크’로 명명하고, 디지털 자산시장 투명성 확보와 규제 틀 정립을 골자로 한 ‘클래러티 법안’, 연방준비제도의 CBDC 발행 제한을 모토로 한 ‘CBDC 감시 국가 방지법안’,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을 명문화한 ‘지니어스 법안’ 등 핵심 가상화폐 관련 3법을 본회의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필스버리’ 로펌의 아담 체르니차우 파트너는 “이번 정책은 미국 금융시장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통합 진입로를 여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매체들은 이번 흐름이 미국 가상화폐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 기반 서비스를 넘어 기존 은행업과의 경계를 적극적으로 허무는 신호탄으로 봤다. 이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디지털 자산 정책 및 규제 명확화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미국(USA) 금융 규제와 가상화폐 산업의 선례가 각국 금융당국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금융시장 패러다임 전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관계와 전통 금융시장, 가상자산 산업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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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랩스#서클#o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