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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천탑 아래 붉은 절벽”…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화순 여행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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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천탑 아래 붉은 절벽”…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화순 여행의 매력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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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자연에 둘러싸인 여행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먼 바다나 유명 휴양지를 우선 찾았다면, 이제는 숨은 계곡과 고요한 산사에서의 힐링이 소중한 일상이 됐다.  

17일 목요일 화순의 온도는 22.4도. 지난해보다 약간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곳은 오늘 밤늦게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말에는 구름이 걷히며 맑은 하늘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후 변화 속, 화순은 여행자들에게 고유의 계절 감성을 선물하고 있다.  

화순 운주사는 도암면에 아담하게 자리잡았다. 천 개의 불상과 탑에 얽힌 전설로 더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천불천탑 사이를 걷다보면, 돌에 새겨진 세월과 신비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머문다고 느꼈다. “한참을 돌탑 사이에 앉아 있는데, 괜히 조용히 속삭이게 된다”는 방문객의 고백처럼, 운주사엔 어딘가 특별한 평온함이 흐른다.  

이서면 화순 적벽도 빼놓을 수 없다. 마치 병풍처럼 펼쳐진 붉은 암벽,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이 더위를 식히듯 여행객을 맞아준다. 사진으로만 봤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질 때면, 몸의 피로가 사라진다. 한편, 도곡면과 춘양면 경계의 화순 고인돌 유적에서는 세계유산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커다란 평석과 묘역을 둘러보며, “몇천 년 전에도 여기가 사람의 땅이었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숲과 계곡을 좋아하는 이들은 백아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울창한 녹음, 여름비에 잠시 더 짙어진 공기, 그리고 아찔하게 걸쳐진 백아산 하늘다리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등산객들은 “다리 위에서 맞는 바람이 도시에서 못 느낄 시원함”을 표현했다.  

작지만 소중한 일상엔 동구리 호수공원도 적당하다.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조용히 이어지고, 밤에는 음악분수와 조명이 운치를 더한다.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부터, 늦은 산책을 즐기는 이들까지 “여기가 마음의 쉼터”라고 느꼈다.  

이런 변화는 숫자에서 말해주진 않지만, 화순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와 표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누군가는 절벽에 기대어, 누군가는 연못가에 앉아 자신만의 속도로 힘을 다시 얻는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나답게 살아갈 것인가일 것이다. 이곳에서 보낸 느린 하루가, 다시 일상에 온기를 남긴다.

출처=대한민국구석구석
출처=대한민국구석구석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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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운주사#백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