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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기적출로 혁신”…안철수, 국민의힘 ‘환골탈태’ 각오에 계파 온도차
정치

“종기적출로 혁신”…안철수, 국민의힘 ‘환골탈태’ 각오에 계파 온도차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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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 지점인 국민의힘 당 쇄신 방안을 두고 안철수 의원과 당내 주요 인사들이 맞붙었다.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강한 혁신 의지를 드러내면서, 당내 계파 간 갈등과 쇄신 해법의 방향을 두고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쇄신안을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표면화되고, 내부 통합과 인적 청산이라는 두 축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혁신위원장 내정 직후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 “악성 종양 말기 환자”라는 급박한 진단과 함께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고 밝혔다. 내정 직후 측근들에게도 “사즉생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히며 당 혁신의 필요성을 강도 높게 강조했다.

안 의원은 혁신의 첫걸음으로 대선 패인 진단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대선 후보 교체 등 예민한 계파 문제를 본격 토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민의힘 내에서 대표적 ‘탄핵 찬성파’로 꼽히는 안 의원은 그간 친윤계와 입장차를 보여왔다. 실제로 대선 직후에도 김용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놨던 ‘5대 개혁안’이 친윤 인사들과 당내 반발로 흐지부지됐던 점은 혁신 작업의 난관을 예고했다.

 

향후 혁신안 수용 여부는 결국 현 당 지도부인 친윤계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현재 비대위는 송언석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박덕흠, 조은희, 김대식, 박진호, 홍형선 등 친윤계 색채가 강한 면면으로 꾸려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혁신위에서 내놓을 쇄신안이 실제 당 운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반영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당내 시각도 의견이 분분하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께서 바라고 계신 혁신은 인적 청산”이라며 “당을 잘못 이끈 사람들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면 혁신위가 결과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나경원 의원은 “우리 당 혁신과제는 통합”이라고 강조했고, 윤상현 의원 역시 “뺄셈정치의 DNA를 혁파하고 책임정당의 면모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직접적 인적 청산론과 통합을 통한 재정비 주장이 엇갈리면서, 혁신의 구체 방향을 둘러싼 내홍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당내 쇄신 논의는 총선을 앞두고 당권 투쟁, 계파 갈등, 보수 진영 재편 등과 맞물려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는 가운데, 혁신위의 개혁안이 친윤 중심 비대위의 심사를 통과할 경우 파장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혁신위와 비대위 간의 조율과 진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는 쇄신과 통합, 인적 청산론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치권은 안철수 의원 주도의 혁신 작업이 국민의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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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국민의힘#혁신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