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학생 어남선 한상에 녹아든 이별의 여운”…류수영·윤경호·기현, 감사 만찬→브루나이서 다시 시작
저녁 무렵 포르투의 창밖이 차분히 어른거릴 때, 류수영, 윤경호, 기현의 손끝에서는 정성과 추억이 함께 피어올랐다. 삼형제가 완성한 소금구이 통삼겹, 포트와인 등갈비, 그리고 서양배 소스와 치즈의 깊은 맛은 마치 헤어짐을 앞둔 순간의 묵직한 마음을 담은 듯했다. 낯선 타국에서 익힌 레시피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언어가 스며 있었고, 초대한 은인들에게는 말보다 따뜻한 식탁으로 진심을 전했다.
현지에서 힘이 돼준 백반 마스터 모녀, 통역가들, 그리고 뉴욕에서 온 ‘성게 형’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취향과 기억을 나눴다. 파삭하게 익은 삼겹살과 감칠맛 도는 등갈비를 맛보며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고개를 끄덕였고, 강렬한 맛의 마늘과 정성으로 돌돌 말아내어진 양배추 쌈밥에는 작은 미소가 흘렀다. 류수영의 비법과 윤경호, 기현의 아이디어가 더해진 한상 가득한 음식은 식탁을 넘어 「감사의 시간」임을 알렸다. 포트와인 토스트 위 수제 딸기잼 한 스푼, 그 달큰한 풍미로 유학의 마지막 밤을 정성스럽게 마무리했다.

포르투에서의 이별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브루나이로 자리를 옮긴 삼형제는 ‘브루나이 백반 마스터’의 환대에 이끌려 현지식 나시르막을 접했다. 풍미 짙은 밥에 각양각색 토핑이 더해지자 기현은 어린 시절의 그리움을 떠올렸다. 만능양념 삼발의 강렬한 매운맛은 고추장, 떡볶이를 연상시킴으로써 이국적인 감각 안에 한국적 정취까지 포근히 안겼다. 수상 가옥이 늘어선 브루나이의 새로운 아침, 세 사람의 유학은 또 다른 색깔을 더해 그림을 채웠다.
서울에서 만난 관객들 역시 유학의 여운을 이어갔다. 삼형제가 직접 선보인 레시피 팝업스토어 현장에서는 방송에서 보았던 음식을 맛본 이들이 각자의 추억과 감탄을 곁들였다. 현장에 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류수영이 내놓은 ‘크림대구 롤 파스타’는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레시피로, 따뜻한 소통의 다리를 놓았다.
음식 한 그릇에 담긴 고마움과 아쉬움, 낯선 곳에서 피어난 인연이 차곡차곡 포갠 순간들은 ‘류학생 어남선’의 진정한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 인사는 음식이 대신 전했고, 잔잔한 여운은 식탁 너머 오랜 추억으로 이어졌다. ‘류학생 어남선’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20분 E채널에서 방송되며, 월요일 밤 9시 재방송과 함께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