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MZ세대 열광”…KBO리그 1천만 관중 돌파→경기시간 단축 흥행
스포츠

“MZ세대 열광”…KBO리그 1천만 관중 돌파→경기시간 단축 흥행

김소연 기자
입력

여름밤, 잠실구장은 환호로 가득찼다. 관중석을 빼곡히 채운 팬들은 치열한 플레이에 눈을 떼지 못했고, 그 열기는 그라운드 위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드디어 23일, KBO리그는 587경기 만에 1천만 관중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무더운 여름의 중심에서 또 한 번 한국 프로야구의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기록은 지난해 671경기에서 1천만 관중을 돌파했던 것보다 84경기를 앞당긴 신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3시즌 최종 1천88만7천705명에 이어, 올해는 1천200만명 등 새로운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임시 무관중을 겪었던 2020년의 침체를 뒤로하고, 지난 2022년에는 600만 관중, 2023년 810만명을 넘어선 뒤 2년 연속 1천만 관중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1995년 500만 관중 시대를 연 이후 30년 만의 최대 호황이다.

“1천만 관중 돌파”…KBO리그, 경기시간 단축 속 인기 폭발 / 연합뉴스
“1천만 관중 돌파”…KBO리그, 경기시간 단축 속 인기 폭발 / 연합뉴스

여성·MZ세대의 관심이 급격히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KBO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3%, 특히 20대 여성의 77.9%가 야구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젊은 여성층의 응원 용품 구매 역시 폭발적으로 늘며 구장 문화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자동 볼 판정 시스템과 피치 클록 같은 신기술이 투입돼 경기의 공정성과 속도까지 잡았다.

 

2025시즌 들어 평균 경기시간은 지난해 3시간 10분에서 올해 3시간 1분으로 10분 가까이 줄었다. KBO는 "스피디한 경기 흐름이 MZ 세대의 호응을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등 신축 구장이 늘면서, 관중 수용 능력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현장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야구는 더욱 가까워졌다. 40초 내 하이라이트 영상이 자유롭게 공유되고, 팬들은 SNS 쇼츠 등으로 명장면을 즐긴다. 직접 경기를 관람(직관)한 경험을 추억하고 영상으로 나누는 문화는 흥행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관중 증가의 배경에는 물가 상승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입장료, 팬전용 상품 출시, 구단별 협업 등도 한몫했다. 야구장에 발을 들인 팬들은 점점 더 다채로운 체험과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흥미를 누리고 있다. KBO와 10개 구단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더 깊은 팬 경험을 만들 계획이다.

 

거리마다 느껴지는 여름의 뜨거운 에너지, 야구장의 환호와 땀방울, 일상의 작은 위안이 모두 이어지는 풍경이다. 프로야구의 역사는 어느덧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이 기록은 8월 23일, 다시 한 번 KBO리그의 모든 순간을 환하게 밝혔다.

김소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kbo리그#프로야구#관중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