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500억 달러 대미투자, 미국 새 대안 제시”…조현, 한미 협상 국회서 밝혀
3천500억 달러 대미투자 방안을 둘러싼 협상에서 한미 양국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 측이 ‘새 대안’을 들고 나왔다고 언급하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대규모 투자 방식을 둘러싼 협의가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향후 정상회담 일정도 주목받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천500억 달러를 전부 직접 투자로 할 경우 당장 우리의 외환 문제도 발생하고 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에 문제점을 다 설명했고, 미국 측에서 지금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왔다. 지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미국이 애초에는 대출, 대출 보증을 포함한 패키지 방안을 제시했으나, 최근 ‘전액 직접투자’로 입장이 바뀌었고, 이에 한국 정부가 부담을 이유로 반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3천500억 달러 직접투자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 조현 장관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그때까지 계속해서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상해 나갈 계획”이라며 협상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또한 조 장관은 최근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진 차지훈 주유엔 대사 문제에 대해서도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엄격한 공관장 자격심사를 거쳤다”며 “그전에는 서류심사만 했는데 대면 심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뉴욕에서 차 대사와 같이 회의했는데, 차 대사가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언어 능력뿐 아니라 회의를 주재하는 것도 제가 평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한미 투자 협상의 부담과 대안 마련 여부를 두고 여야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규모 외화 투자 방침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과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편, 정부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투자 문제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국회 외통위는 한미 투자 협상과 대사 인선 논란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