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책임자 자격 논란”…국회,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자녀 유학·논문 의혹 격돌

자녀 조기 유학과 논문 가로채기 의혹이 쟁점이 되며 국회에서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인사청문회가 격랑에 휩싸였다. 여야는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공교육 수장으로서의 자격, 각종 의혹에 대해 정면 충돌했고, 이 후보자는 국민 앞에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자녀 조기유학 문제와 논문 가로채기 등 이진숙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진보 정부조차 자녀가 조기유학을 간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면 공교육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장관을 하겠다는 분이 공교육에서 탈출했다니, 백번 양보해도 후보자가 받아서는 안 될 자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도 "후보자의 삶이 한국 사회 부의 세습을 교육이 이끄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자진 사퇴를 공공연히 요구했다.

논문 가로채기 의혹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통상 실험을 직접 수행한 학생이 1저자, 교수가 교신 저자를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수가 1저자로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 후보자의 해명을 반박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연구 윤리에 맞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소명 기회를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으로서 국립대 총장까지 오르고, 두 자녀를 키우며 여기까지 온 것은 의미가 있다"며 격려했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정 부분 해외 유학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자 논문 가로채기’ 프레임이 후보자에게 가장 큰 상처였을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집중되자 이진숙 후보자는 “실수가 있었던 점에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보다 앞서 청문회 자료 제출과 증인 채택 절차를 두고도 여야는 팽팽하게 맞섰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장은 "제출 요청 자료 427건 중 19건을 제출하지 않았으나 제출률 95.6%로 역대 최고"라고 평가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자격 없는 후보를 방어하느라 안쓰럽다"며 여당을 겨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청문회 시작도 전에 후보 자격을 단정 짓는 발언은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진숙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야의 날 선 공방 속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향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표결 과정에서 각 당의 최종 입장 표명이 주목된다. 국회는 이진숙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