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나루 새우젓축제, 전통과 가족이 머문 시간의 잔상→도심에 흐른 가을의 맛
마포구의 넉넉한 가을빛 아래, 평화광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새우젓의 깊은 시간을 품어냈다. 황포돛배가 검붉은 저녁노을에 입항하는 순간, 전통과 현대의 풍경이 교차했고, 오랜 강변의 역사가 주민들의 발걸음 위에서 다시 숨을 쉬었다. 첫날 사또행차에서부터 이어진 고유의 의식들은 각별한 운율을 자아냈으며, 밤에는 LED 황포돛배가 물 위에 떠올라 오랜 마포나루의 정신을 밝히는 등불이 됐다.
‘마포 품다, 새우 담다, 축제 잇다’라는 슬로건 아래, 축제는 세대를 잇는 문화의 다리가 됐다. AR 새우잡기 게임과 림보 대회, 마포 옛 사진전에서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첨단 체험이 어우러져 미래의 기억을 새겼다. 가족 프로그램 ‘엄빠랑 축제가자’, ‘새우젓 김장 담그기’, ‘엄빠랑 요리하새우’는 세 식구의 화사한 웃음과 손길을 소중한 유산처럼 이어주었다. 아이들의 손끝에서 염도의 시간, 부모의 눈빛에서 전통의 온기가 잔잔히 배어올랐다.

음악은 광장을 가득 수놓았다. 17일에는 합창제의 웅장한 화음이 울려 퍼졌고, 18일에는 7080 세월을 노래한 가수들이 추억의 멜로디로 마음을 어루만졌다. 축제의 마지막, 19일에는 이찬원, 남진 등 대중가수의 무대가 잊지 못할 환희를 전했다. 올해는 불꽃 대신 하늘을 수놓은 드론라이트쇼가 자연을 고려한 선택으로 깊은 울림을 주었다. 환호와 감동이 교차하는 순간, 도심은 가을의 끝자락을 오래 음미했다.
새우젓 장터에는 여섯 산지에서 모인 여덟 개의 우수업체가 참가해 저렴한 가격과 신뢰를 더했고, 특산물 마켓은 지역의 결을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설렘을 선사했다. 마포구와 결연한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의 향토품이 펼쳐진 자리에는 손끝의 노동과 기다림이 맺은 결실이 담겼다. 축제를 찾은 여러 방문객들은 “고향의 따스함과 요즘의 생동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입을 모았고, “구민이 주인공이 되는, 일상에 오래 남는 잔잔한 기쁨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일대에서 이어진다. 도시의 가을이 깊이를 더하는 시간, 전통을 품은 축제의 기억은 삶의 한켠에 오래 남아 은근한 위로와 설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