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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푸른 안식처”…대전의 무더위를 식히는 자연과 과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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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푸른 안식처”…대전의 무더위를 식히는 자연과 과학의 만남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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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전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위는 자연과 과학 앞에 잠시 멈춘다”는 말이 나온다. 예전엔 과학도시이자 행정 중심지로 기억됐던 대전이, 이제는 도심 곳곳의 푸른 숲과 체험 명소로 여름 나들이의 일상 공간이 되고 있다.

 

올해 8월 21일 대전은 오전 기온만 30도를 넘어섰다. 한낮엔 34도까지 치솟으며 습도도 66%를 기록해, 꿉꿉함과 답답함이 동시에 밀려든 날씨였다. 그렇지만 SNS에선 한밭수목원에서 시원하게 찍은 맑은 풍경 인증이나, 국립중앙과학관 체험관 앞에서 아이들과 찍은 사진들이 줄을 잇는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한밭수목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한밭수목원

한밭수목원은 도심 바로 곁에서 사계절 내내 색다른 풍광을 누릴 수 있는 대표적 장소다. 계절마다 표정이 바뀌는 19개 테마 정원과 그늘진 산책로가 더위를 피해 걷기 좋다며 많은 이들이 추천하고 있다. 특히 휴일이면 가족과 연인, 어르신들까지 폭넓게 찾는다. 유성온천공원도 인근 거주민뿐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조용한 산책과 그늘진 벤치에서의 휴식을 선물한다. 뜨거운 오후에도 폭포수와 온천수 소리에 잠시 마음이 맑아진다는 이들이 많다.

 

자연과 함께 과학 체험도 대전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흥미롭게 익힐 수 있는 체험 전시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방학 시즌이면 아이의 손을 잡고 ‘놀면서 배우기’에 나서는 가족 방문객이 유독 눈에 띈다. 오월드버드랜드는 좀 더 이색적인 공간이다. 세계 각국의 희귀 조류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하다”는 방문 후기가 줄을 잇는다.

 

전문가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가까운 도심 공원을 찾으려는 현상은, 일상에서의 작은 휴식과 리셋을 중시하는 MZ세대와 가족 단위 나들이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라고 진단한다. 최근 대전시민 대상 조사에서도 답답한 여름철엔 실내 활동보다는 숲, 과학관, 동물원 등 오픈된 도심 속 자연 체험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런 흐름에 대해 한 시민은 “다른 지역으로 크게 이동하지 않아도 잠깐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게 대전의 가장 큰 장점”이라 표현했다. 커뮤니티에도 “과학관과 수목원 덕에 아이가 방학 때도 심심해하지 않는다”, “남녀노소 삼삼오오 쉬러 오기 좋은 곳”이라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나들이 한 번, 산책길의 짧은 시간들이지만 대전의 자연과 과학이 어우러진 공간들은 도시인의 여름 일상을 조금씩 다르게 바꿔놓고 있다.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숨을 고르는 시간, 지금 대전에서는 그 ‘작고 시원한 여유’가 삶의 리듬이 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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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한밭수목원#국립중앙과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