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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쓴 방망이”…칼 롤리, 올스타 홈런더비 첫 포수 우승→18홈런 신기록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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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쓴 방망이”…칼 롤리, 올스타 홈런더비 첫 포수 우승→18홈런 신기록 감동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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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애틀랜타의 밤, 칼 롤리의 방망이가 트루이스트파크를 가르며 새로운 역사의 순간을 완성했다. 관중의 숨죽인 시선 속에서 롤리는 힘찬 스윙 하나마다 포수 신화의 경계를 넓혔다. 18개의 홈런이 담아낸 환희와 가족의 감동이, 오롯이 현장에 울려 퍼졌다.

 

2025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홈런 더비 결승전.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는 후니오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18홈런을 쏘아 올리며 포수 최초 더비 우승자가 됐다. 카미네로는 15개에 그쳤고, 롤리는 시종일관 집중력 넘치는 타격을 선보였다. 이날 참가선수는 8명, 긴장감 넘치는 압축 라운드마다 이변의 주인공은 롤리였다.

“18홈런 폭발”…칼 롤리, 올스타 더비 첫 포수 우승 / 연합뉴스
“18홈런 폭발”…칼 롤리, 올스타 더비 첫 포수 우승 / 연합뉴스

1라운드부터 롤리는 치열했다. 17홈런으로 공동 4위에 머물렀지만, 브렌트 루커와 최장 비거리 0.02미터(2cm) 차이로 간신히 준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470.62피트의 거리를 남긴 한 방이 결승무대의 출발점이었다. 이어진 준결승에서 오닐 크루스(피츠버그 파이리츠)를 19-13으로 누르며 기세를 높였고, 결승에서는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최고 정점에 올라섰다.

 

무엇보다 이날은 가족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 토드 롤리가 투수로, 동생 토드 주니어 롤리가 포수로 함께하며, 칼 롤리에게 힘을 더했다. 짧은 2분 제한과 27개의 공, 그리고 425피트 이상 홈런에 주어지는 보너스 기회를 침착하게 살리며 18개의 대포를 완성했다.

 

예선부터 좌·우타석 모두 홈런포를 쏟아내며 롤리는 2023년 애들리 러치먼 이후 두 번째로 양쪽에서 홈런을 터뜨린 선수가 됐다. 보너스 구간에서도 좌타로 추가포를 장전했고, 결선 라운드는 좌타에 집중하며 파워를 극대화했다.

 

데뷔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는 칼 롤리는 전반기 94경기에서 타율 0.259, 38홈런, 82타점, OPS 1.010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과 타점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 OPS 역시 애런 저지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한 시즌 34홈런으로 자신의 종전 기록을 이미 넘겼으며, 포수 단일 시즌 최고인 48홈런(살바도르 페레스, 2021년),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홈런 신기록까지 새로운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우승 소감에서 “가족과 함께해 더욱 기쁘다”는 칼 롤리의 목소리에는 팀과 팬, 그리고 동료 선수들 모두에 대한 감사가 어려 있었다. 뜨거운 박수와 현장 환호, 선수와 가족을 향한 관중의 진한 응원이 길게 흘렀다.

 

어쩌면 오늘의 방망이가 기록한 비거리는, 숫자 이상의 의미로 남을지 모른다. 포수라는 이름에 더해진 새로운 역사의 잉크가 팬들의 가슴에도 또 한 번 선명히 각인됐다. 칼 롤리는 16일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4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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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롤리#올스타홈런더비#포수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