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부터 선봉장 활약”…손아섭, 한화 1번 지명→승부처 장악 나선다
조용했던 더그아웃에 온기가 돌았다. 손아섭의 이름이 1번 타순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홈팬들의 기대가 솟구쳤다.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했던 손아섭이 12일 만에 선발 지명타자로 복귀하면서, 한화 이글스는 베테랑의 복귀로 큰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가진 손아섭은 27일 대전 한화생명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통해 15일 키움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은 대타로 나서 즉시 안타를 만들었고, 이날은 팀의 공격을 여는 1번 타자로 돌아왔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상대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가 낯선 유형이라 경험 많은 손아섭이 꼭 필요했다”며 선발 출전 이유를 설명했다. 손아섭 역시 “회복이 잘 마무리됐고 불편함 없다”며 경기 감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시즌 2위로 2018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며 팬들에게 뚜렷한 변화의 신호를 보였다. 전날엔 선두 LG를 4대1로 제압해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특히 대전 홈에서 열린 올 시즌 LG전에서 4승 1무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기세가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홈 3연전 첫 경기를 이겨 분위기가 좋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LG처럼 꾸준히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는 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전날 경기에선 노시환의 과감한 주루가 화제가 됐다. 7회 1점 뒤지던 1사 2, 3루 상황, 하주석의 기습 번트 때 노시환은 3루와 홈 사이에 갇혔으나, LG 포수 박동원이 글러브를 놓친 틈을 파악해 절묘히 베이스를 짚어내 비디오 판독 끝에 동점 득점을 신고했다. 김경문 감독조차 “20년 넘는 감독 생활에서 이런 결과는 처음 본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손아섭은 특유의 여유로 “내 주루가 한 수 위다. 노시환은 배울 점이 많다”고 농담을 건네, 팀 분위기를 밝게 했다. 실제로 손아섭 역시 지난달 잠실 원정에서 상대 미트를 피해 득점한 바 있어, 베테랑의 노련함이 빛난 순간이었다.
한화는 28일 이어지는 LG와의 홈경기에서도 시즌 2위 수성과 선두 추격이라는 두 개의 과제를 안고 결연한 각오로 마운드에 오른다.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승부, 한화 라인업에 다시 투입된 손아섭의 발걸음에는 오래 누적된 관중의 응원과 희망이 실린다. 팬들은 복귀전을 통해 또다시 한화의 새로운 반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LG전은 대전 한화생명파크에서 펼쳐지며, 9월 27일 오후 6시부터 야구의 진한 긴장을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