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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삶과 죽음의 기로를 걷다”…‘메리 킬즈 피플’ 초월적 연기→가슴을 덮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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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삶과 죽음의 기로를 걷다”…‘메리 킬즈 피플’ 초월적 연기→가슴을 덮친 울림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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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의 차가운 조명 아래 이보영의 눈빛은 확실히 깊어졌다. 환자의 아픈 숨결이 미묘하게 흐르는 사이, 손끝마다 전해지는 결단과 흔들림이 우소정이라는 인물의 뚜렷한 존재감을 만들어냈다. 생명과 죽음의 실선 위를 아슬하게 걷는 이 순간, 침묵은 진실보다 더 고요하고 무겁게 내려앉았다.

 

‘메리 킬즈 피플’은 이보영이라는 배우의 이름 아래 삶과 죽음, 선과 악, 그리고 그 미세한 경계선을 서늘하고 진지하게 그려냈다. 치료받을 길이 없는 환자들이 존엄하게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의사와, 그들의 선택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시청자들을 심연의 질문으로 인도한다. 박준우 감독이 선보이는 직관적인 연출과 이수아 작가의 촘촘한 서사가 만나, 화면 너머로 퍼지는 긴장감이 한층 더 살아난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이보영, ‘메리 킬즈 피플’ 초월한 연기→긴장과 공감의 첫 순간 / MBC
“선과 악의 경계에서”…이보영, ‘메리 킬즈 피플’ 초월한 연기→긴장과 공감의 첫 순간 / MBC

이보영이 맡은 우소정은 환자의 고통에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의사다. 각자의 아픔을 온몸으로 감싸며 무너지는 매 순간, 진정으로 인간적인 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소정은 ‘최선의 선택’이라는 화두와 자신의 신념 사이, 그리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헌신과 선을 넘는 두려움 사이에서 끊임없이 조율하고 흔들린다. 무엇보다 이보영은 우소정의 착한 마음과 위태로움을 섬세하고도 담담하게 표현했다.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로 이보영은 조력 사망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자연스레 이끌렸음을 밝혔다. 캐나다에서 부부가 동시에 조력 사망을 결정한 기사를 접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로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읽기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대본, 그리고 ‘죽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숙고가 우소정이라는 인물 안에 모두 녹아들었다.

 

연기에 담긴 진심은 단순한 테크닉 그 너머였다. 이보영은 “우소정은 본질적으로 타인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라며, 본인의 선택이 누군가에겐 잘못됐다 보일 수 있더라도 그 시작과 끝이 선한 마음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고 전했다. 이보영에게 이번 캐릭터는 또 하나의 도전이자, 자신만이 펼칠 수 있는 사람 냄새였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민기, 강기영, 백현진, 권해효, 김태우, 서영희 등 출연진 역시 강렬한 존재감을 예고하며 2025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제작진 역시 “이보영은 대사 한 줄, 표정 하나까지 캐릭터 그 자체가 됐다”며, 우소정이 품은 울림 가득한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하겠다고 자신했다.

 

생과 사의 최전방에서 우소정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는 이보영의 질문은 진짜 인간, 그리고 남겨진 가족의 아픔까지 담아내며 오래도록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얼음처럼 차가운 병원 복도와 응급실 한가운데서 ‘메리 킬즈 피플’은 죽음 앞에서 마주하는 존엄, 그리고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사랑과 상실을 천천히 드러낸다. 8월 1일 밤 10시 첫 방송을 앞두고, 이보영이 써 내려갈 이야기의 첫 문장이 시청자들의 마음 속 반향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앙상블과 이보영의 한계없는 연기가 더해질 ‘메리 킬즈 피플’은 오는 8월 1일 밤 10시 처음 방송될 예정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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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메리킬즈피플#우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