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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13일 소환”…김건희 연루 금품 인사청탁 의혹 정면 수사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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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관매직 의혹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면 충돌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국가교육위원장직을 청탁했다는 주장이 본격 수사 단계로 진입했다. 여기에 통일교와 정치권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특검의 칼끝이 여권 핵심 인사들을 겨누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을 오는 13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배용 씨에게 출석 요구서를 우편으로 송부했다"며, "이 전 위원장 비서였던 박모 씨에게도 14일 출석하라고 요구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초기 김건희 여사 측에 금거북 등 고가 귀금속을 건네며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청탁했다는 '매관매직' 의혹을 수사해 왔다. 최근에는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해 온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금거북과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전 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달 1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달 8일 사표를 수리했다. 이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한 이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도 관여했던 인물로,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에서 논란 속에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 일부에서는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왜곡된 역사관을 지녔다는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소환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상적인 인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명백한 정경유착 사안"이라며 특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라며 반발, 진상 규명은 필요하지만 의혹만으로 단정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도 오후 2시 조사 출석을 재통보했다. 그러나 한 총재 측이 건강상 문제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조사는 보류된 상태다. 특검팀은 오는 4일 오후 2시 재출석을 요구했으며, 한 총재의 구속기간을 12일까지 연장했다.

 

한학자 총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청탁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3일 구속됐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교인 집단 입당을 추진해 권성동 의원을 대표로 밀려 했다는 주장을 수사 중이다. 최근에는 경남도당 압수수색 과정에서 당원 가입신청서 묶음을 확보, 추가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매관매직·정교유착 의혹이 여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며, 특검 수사 결과가 총선을 앞둔 정국의 태풍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은 향후 소환 조사에 따른 추가 증거 확보와 공직 사회 내부 통제 강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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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김건희#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