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세이브 경신”…오승환, 삼성 마운드의 전설→승리·홀드 동시 석권 도전
잔잔한 미소 뒤에 숨겨진 오승환의 강인함은 세월마저 비켜갈 만큼 묵직하게 다가왔다. 클럽하우스 구석에서 동료들과 나누는 짧은 이야기 속에도 마운드를 지켜온 프로의 자부심이 묻어난다. 오롯이 기록에 도전하는 집념, 그리고 오랜 시간 팀의 상징으로 남아온 그의 등판은 현장 분위기 전체를 압도하고 있다.
올 시즌, 오승환은 만 42세 11개월 14일의 나이에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를 지키며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에 이어 승리와 홀드도 동시에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오승환이 경신을 노리는 기록은 2009년 한화 송진우가 세운 43세 1개월 23일의 승리, 43세 1개월 26일의 홀드로, 단 두 달가량만 더 버틴다면 두 부문 모두 신기록을 쓰게 된다.

특히 오승환은 모친상과 시즌 준비 중 오른쪽 허벅지 부상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지난 4일 1군 경기장에서 복귀했다.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11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26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으로 저력을 입증했다. 최근 등판 5경기에서 승리·홀드·세이브는 추가하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84로 삼성 불펜의 든든한 버팀목을 자처하고 있다.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마다 오승환의 투입 타이밍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량 점수차 경기 위주로 투입됐으나, 최근에는 박진만 감독의 중용 속에 근소한 점수차와 승부처에서 핵심 불펜진의 중심을 맡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이제 오승환을 조금씩 중용하겠다”며 불펜 운용에 변화가 있음을 밝혀, 기록 경신 가능성 역시 한층 높아졌다.
이미 오승환은 지난 시즌 자체적으로 최고령 세이브 신기록을 여러 차례 갈아치웠다. 2023년 7월 27일 kt wiz전에서 임창용의 42세 3일 기록을 넘었고, 8월 11일 KIA전에서는 42세 27일로 다시 최고령 세이브를 경신했다. 이번 시즌 세이브 한 개마다 신기록 탄생이 이어지며, 현역 최다 출장 기록까지 시야에 두고 있다.
오승환이 올 시즌 후 2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그의 기록 경신 및 향후 선수 생활 연장 여부도 야구팬들의 관심사다. 8월 중으로 NC 다이노스전 등판 시 최영필의 2위 기록(43세 18일)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오승환의 등판 순간마다 힘찬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다. 한 여름 그라운드 위, 오승환이 다시 한 번 역사적인 순간을 쓸 수 있을지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주 주요 홈경기를 앞두고 있어, 팬들은 마운드가 열릴 때마다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을 응원하고 있다.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며, 땀으로 다시 쌓아올리는 숫자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오승환. 그의 기록 경신 역사는 KBO리그 마운드에서 매 경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오승환의 투혼이 남길 여운은 이번주 삼성 홈경기 일정에서 야구팬들과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