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도 더위에도 춘천은 웃는다”…자연과 테마파크 어우러진 여름 여행의 맛
요즘 춘천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춘천=닭갈비, 호반”이 공식처럼 자리잡았지만, 지금은 가족 테마파크와 맑은 낭만 자연이 모두 어우러진 ‘도시 속 휴식지’로 다시 발견되고 있다.
21일 오후, 춘천의 온도계는 32.8도까지 치솟았다. 소나기 소식도 없는 맑은 여름날, 남서풍이 불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분위기. 그런데도 SNS에는 “호반 여행 인증샷”이 끊이지 않는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와 퍼포먼스, 무엇보다 정교한 미니랜드가 인기가 높다. 수백만 개 레고 브릭으로 국내 명소가 구현된 미니랜드 앞, 방문객들은 저마다의 관점으로 사진을 남긴다. “실제 도심 한가운데서 레고로만 본 서울타워를 보다니 신기하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레고랜드 호텔 곳곳의 조형물도 ‘포토스팟’으로 유명하다.

바로 옆 소양강스카이워크는 “물 위에 떠서 걷는 느낌”으로 여행자들의 도전을 부른다. 투명 유리 바닥 아래로 은빛 강이 펼쳐지고, 발걸음마다 짜릿함이 전해진다. 일몰 시간, 붉게 물든 하늘과 소양강이 맞닿는 풍경은 보는 이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여름 저녁바람이 땀까지 씻겨주는 느낌”이라고 참여자들은 표현했다.
조금 더 자연 속을 걷고 싶다면, 춘천중도물레길이 기다린다. 섬과 섬을 이어주는 카누 위에서, 일상에선 얻기 힘든 고요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의암호를 따라 이어지는 카누 여행은 가족, 친구, 동료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제격이다. 이곳은 최근 “물 위 피크닉을 하고 싶다”는 MZ세대의 취향을 타고 인기 명소로 떠올랐다.
무더위에 지쳤다면, 구곡폭포 코스가 잠시라도 식혀준다. 계곡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점점 커지는 물소리와 함께 울창한 숲길이 펼쳐진다. 도착한 순간 쏟아지는 폭포 줄기와 시원한 물보라가 한여름 더위도 금세 잊게 만든다. 폭포 산책로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자연과 함께 숨을 고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춘천 곳곳에서 만난 여행자들은 “잘 꾸민 놀이공원과 호수, 숲길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도시가 드물다”는 반응을 보였다. 커뮤니티에는 “출발 전 더워서 망설였는데, 오히려 시원한 풍경에 텐션이 올라간다”는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 여행이란 단순한 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몸뿐 아니라 마음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려면 도심 가까운 자연, 체험 중심 즐길 거리를 고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점을 짚는다. 그러다 보니 춘천처럼 ‘자연과 테마파크의 공존’이 가능한 곳에 가족과 친구 단위 여행객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최고의 피서는 어느새 거창한 휴양지보다, 내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잠깐의 새로운 감동을 발견하는 일이 됐다. 올여름, 춘천 여행길에서 서로의 얼굴에 묻은 땀과 웃음이 그 순간만큼은 빛나는 보석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