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코앞에 떠나다”…데이브 파커, 74세 별세→현역·팬 애도 물결
질주하는 송구, 쿨하게 유니폼을 털던 뒷모습, 여름밤 야구장의 영웅이었던 데이브 파커가 이제 영원한 이별을 맞았다. 팬들의 환호와 동료들의 존경, 그리고 후배들의 동경이 뒤섞인 야구 전설의 이름 앞에, 숙연함과 안타까움이 가득 스며들었다. 명예의 전당 헌액이라는 최고의 순간을 기다리던 그였기에, 그의 마지막 여정에 담긴 의미는 더욱 깊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은 29일 데이브 파커가 오랜 파킨슨병 투병 끝에 74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커는 1973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데뷔해 1991년 은퇴까지 총 2천466경기에서 활약했다. 통산 타율 0.290, 339홈런, 1천493타점 등 빛나는 기록을 남기며 리그 정상급 외야수의 진가를 증명했다.

파커는 7번 올스타 무대에 올라섰으며, 1978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또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두 번이나 손에 넣었다. ‘코브라’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강력한 타구와 정확한 콘택트, 송구 능력, 그리고 빠른 발까지 갖춘 5툴 플레이어로 꼽혔다.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각각 세 차례 수상해 공수 양면에서 명성을 떨쳤다.
헌신과 열정으로 팀을 이끌었던 파커를 기리며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동료들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구단은 “파커의 열정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전했고, 팬들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원한 코브라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파커는 올해 2월 명예의 전당 원로위원회 투표를 통해 헌액이 확정됐으며, 다음 달 28일 뉴욕 쿠퍼스타운에서 열릴 헌액식 출석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채, 야구역사에 목소리 없는 작별을 남기고 떠났다. 그의 갑작스런 별세에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공식 추모 행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열릴 명예의 전당 헌액식은 누구보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야구를 사랑했던 한 시대의 거인이 남긴 발자취와 유산은, 긴 시간 동안 선수와 팬, 그리고 구단의 가슴에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 MLB 팬들은 뉴욕 쿠퍼스타운의 여름밤, ‘코브라’ 데이브 파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조용히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