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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 절벽과 주상절리 계곡”…연천, 지질공원의 여름 비경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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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 절벽과 주상절리 계곡”…연천, 지질공원의 여름 비경을 걷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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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연천을 찾는 이들이 한층 늘었다. 예전엔 군사 도시 이미지만 강했지만, 지금은 푸르른 강물과 기암절벽, 그리고 지질유산이 어우러진 일상이 됐다. 자연과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고, 흐드러진 숲과 폭포, 그리고 강가의 바람까지 모두 일상을 벗어난 자유다.

 

요즘 SNS에선 연천의 주상절리와 재인폭포 풍경 사진을 담아 인증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나 임진강을 따라 떠나는 가족 나들이 후기도 잇따른다. 실제로 전곡선사박물관, 한탄강 오토캠핑장, 호로고루의 해바라기 밭 등 가족 단위 여행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마련돼 있다. “아이들과 주먹도끼를 직접 만들어보며 옛 사람들의 삶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폭포 아래에 서면 시원한 바람에 피로가 씻겨내린다”는 체험담도 전해진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원기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원기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2024년 기준, 연천의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름철 한탄강과 고대산 자연휴양림 방문이 집중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연천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이후 가족 생태여행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질 전문가들은 연천의 절경이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자연사가 녹아든 살아있는 교실임을 강조한다. “주상절리 협곡과 베개용암 지형 덕분에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의 장이 탄생한다”는 해설도 곁들여진다. 역사교육 측면에선 고구려 성터인 호로고루가 고대 삼국시대의 흔적을 지금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커뮤니티의 반응도 흥미롭다. “예전엔 그냥 통과하던 곳이었는데, 이젠 주말마다 사진 찍으러 일부러 간다”, “캠핑과 트레킹, 역사체험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어서 신혼부부나 가족에게 추천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쩌면 연천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피서 그 이상이다. 일상을 벗어난 자연에서 우리는 잠시 시간이 쉬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풍경 안에서 삶의 리듬까지 달라진다. 연천의 구석구석을 걷는 발걸음에 작은 변화가 깃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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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한탄강#임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