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평생안심신탁 한 달 만에 100호 계약”…고령자 치매머니 문제 해법 주목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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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인구의 치매머니 문제 해법으로 주목받는 신탁 상품이 출시 한 달 만에 100호 계약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평생안심신탁’ 상품이 출시 이후 약 한 달 만에 100호 계약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중증 치매 진단을 받으면, 사전 지정된 후견인이 신탁 계좌를 대신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계약 가입자 분석 결과 여성 비율이 76%로 높았고, 70대가 51%를 차지하는 등 신탁의 필요성이 큰 연령층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금액은 1억 원 이하가 가장 많았으며, 1억~5억 원 구간도 17%를 기록했다. 평생안심신탁은 인지 기능이 정상일 때 일반 계좌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재산의 주체적 관리와 치매 등 인지 장애에 따른 돌발 상황 대비가 모두 가능한 구조다.

교보생명 CI
교보생명 CI

업계는 신탁 상품이 고령자 재산 보호뿐 아니라, 치매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묶여 있는 ‘치매머니’ 문제에 일정 부분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 치매머니 규모는 약 172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9%에 이르며, 병원비나 간병비 등 돌발 지출에 즉각적인 자산 활용이 어려워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다. 일본은 치매머니가 GDP의 40%에 달해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인구 증가와 고령자 보호 요구가 맞물리면서, 신탁 산업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 환자와 가족의 재산 보장은 물론,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현금 유동성 확보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향후 고령자 보호 신탁상품 활성화 및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상대적으로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추가적 정책 대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정책 방향은 고령자 재산 보호와 유동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좌우될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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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평생안심신탁#치매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