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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과학공원으로”…대전의 ‘아이와 함께’ 여행이 바꾼 가족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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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과학공원으로”…대전의 ‘아이와 함께’ 여행이 바꾼 가족 주말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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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말이면 대전의 과학관이나 테마파크를 찾는 가족들이 부쩍 늘었다. 단순한 놀이를 넘어, 아이와 함께 과학의 원리와 자연의 흐름을 경험하려는 부모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과거엔 집에서 보내는 조용한 주말이 익숙했지만, 지금은 한 주 동안 마음껏 놀고 배우는 시간이 곧 행복의 일상이 됐다.

 

7월 장맛비가 내리는 대전. 습도 가득한 대기에 우산을 챙긴 가족들이 대전광역시 어린이회관 앞에 모여든다. 실내 과학놀이에서부터 요리체험, 법 체험관 등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체험형 공간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 ‘자녀와 주말 과학관 나들이’ 인증이 유행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출처=대전광역시 CI
출처=대전광역시 CI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대전 유성구에 자리잡은 국립중앙과학관은 연간 200만 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전국 대표 체험 명소로 꼽힌다. 동물원과 워터랜드, 플라워랜드 등이 어우러진 오월드는 계절별로 각각 다른 축제와 자연 체험을 제공하며, 특히 방학과 주말엔 매표소 앞이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붐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경험 중심형 가족여행’이라 부른다. 한 교육심리학자는 “아이의 오감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공간에서 가족 모두가 새로운 감각을 얻는다. 뿌리공원, 옛터민속박물관, 한밭수목원 같은 장소들은 단순한 전시 이상의 체험을 안겨준다”고 표현했다. 솔로몬로파크의 법 체험이나 꿈돌이 하우스의 전시처럼, 도시에 흩어진 ‘테마형 여행지’는 부모와 아이 모두가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는 자리가 된다.

 

대전 현지 육아 커뮤니티에서도 “비 오는 날엔 오히려 실내 과학관을 찾는다” “수목원 산책로를 돌며 아이와 꽃을 관찰하는 그 시간이 가장 특별하다”등 감동어린 후기들이 이어진다. 전염병 시대를 지나 자연과 체험의 가치가 높아진 만큼, 익숙한 대전이 낯선 여행지로 다시 읽힌다는 반응이다. “주말 나들이 한 번으로 한 달 치 대화가 더 많아졌다”는 한 부모의 고백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작고 사소한 주말의 외출, 그 안에 가족만의 기억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대전의 과학관과 테마파크는 단지 트렌드가 아니라, 변화하는 우리 가족의 삶의 리듬을 바꾸는 기호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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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국립중앙과학관#오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