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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휴머노이드, 국내서도 유통”…정부 대응력 시험대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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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 국내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의 '레드테크'(Red Tech) 전략은 첨단 기술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서는 중국 휴머노이드 도입이 어떻게 국가 산업역량과 맞물려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국내 대형 이커머스 마켓에서 중국 유니트리(Unitree Robotics)가 제작한 G1 등 휴머노이드 로봇이 판매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로봇은 기본형 기준 3,600만 원 선에서 판매 중이고 사양 추가 주문 시 45일 내 납품이 가능하다고 설명됐다. 현장 주문부터 납품까지의 시간, 구매 서비스의 대중성 등은 과거와 달리 로봇 대중화가 이미 실생활로 들어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 전신 구조를 모방해 보행, 작업, 상호작용 기능을 갖춘 AI 기반 로봇으로, 제조·물류·치안·돌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첨단 제품이다. 최근 중국은 고급 로봇의 생산·정책·공급망을 집중적으로 확대하며 미국·일본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예를 들어, G1은 회전 관절, 비전 센서, 자율 제어모듈 등 자체 개발 부품이 적용돼, 기존 국산 및 일본산 로봇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고 커스터마이즈 범위도 넓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중국 로봇 기업 수는 45만1700개에 이른다. 반면 한국의 로봇 생산업체는 4,521개에 머문다. 투입 예산 규모에서도 중국은 연 3조 원 내외를 휴머노이드 연구·생산에 배정하며, 정부가 직접 수요·공급을 매칭해 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에 비해 국내 로봇 산업은 초기 활성화, 대형 투자, 수요처 연계 정책 등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 AI, 대규모 언어모델, 멀티모달 기술 등 소프트웨어 역량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중국은 이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 하드웨어(휴머노이드)로 구현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경쟁에서 공급 네트워크와 정책적 매칭력이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내에서도 중국 휴머노이드 진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안·윤리·수입제품 규제 등 정책 차원의 대응도 논의되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실제 상용화 적용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지만 시장의 실질 경쟁력 강화, 생태계 조성,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 차원의 변곡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커진다. 

 

산업계는 중국발 휴머노이드 확산이 국내 로봇 산업의 위기 혹은 기회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정책과 구조 개편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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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휴머노이드#지마켓#레드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