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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수비 쇼”…김원호·서승재, 코리아오픈 결승서 집념→8번째 국제 타이틀 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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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셔틀콕이 코트에 꽂히는 순간, 김원호는 무릎을 꿇고 포효했고 서승재는 라켓을 든 채로 바닥에 누웠다. 눈 앞에 펼쳐진 집념의 한판, 강렬한 박수갈채는 선수들에게 쏟아졌다. 오늘, 경기도 수원체육관을 가득 채운 관중의 숨죽임과 환호 그 모두가 남자복식 결승의 진한 여운을 더했다.

 

28일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결승. 김원호와 서승재는 인도네시아의 파자르 알피안-무하마드 쇼히불 피크리 조를 2-0(21-16 23-21)으로 꺾고, 올해만 여덟 번째 국제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1세트 초반부터 집중력 있는 수비와 뚝심 있는 반격으로 흐름을 잡았고, 막판 두 차례 듀스를 견디며 2세트까지 쐐기를 박았다.

“8번째 국제대회 우승”…김원호·서승재, 코리아오픈 결승서 인도네시아 조에 완승 / 연합뉴스
“8번째 국제대회 우승”…김원호·서승재, 코리아오픈 결승서 인도네시아 조에 완승 / 연합뉴스

경기 후 김원호는 상대의 공격 전개에 밀리지 않으려 수비 상황을 줄이려 했지만, 오히려 수비 집념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로 이날 수비 성공률과 리턴 집중도 면에서 김원호-서승재 조는 압도적이었고, 상대 강공에도 흔들림 없이 게임을 이끌었다.

 

올 시즌 두 선수는 올해 1월 조를 결성한 이후, 말레이시아오픈과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슈퍼 1000 시리즈 3승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 대회 8곳에서 정상에 섰다. 일본오픈, 중국 마스터스, 독일오픈, 세계선수권까지 챙기며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견고하게 지켰다.

 

서승재는 팬들 앞에서 한국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어 각별한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서승재는 네트 플레이 강화를 위해 김원호에게 조언을 구했고, 부족함을 나누고 성장한 시간이 이번 우승의 밑바탕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원호와 서승재는 앞으로도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 등 남은 슈퍼 750 시리즈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김원호는 "계속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더 완벽한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의지를 밝혔고, 서승재 역시 새로운 기록에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코리아오픈 결승 현장에 모인 수천 관중의 함성은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 집념의 수비, 금빛 세리머니, 그리고 두 선수의 묵직한 성장. 이 장면은 팬들에게 오래 남을 울림으로 남았다. 2024시즌 월드투어에서 빛난 두 선수의 여정은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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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서승재#코리아오픈#인도네시아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