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위전절제술 받으면 대장암 1.8배↑”…대규모 빅데이터 규명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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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전절제술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대규모 빅데이터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서원준 위장관외과 교수팀은 최근 대한위암학회 국제 학술대회에서 이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위암 생존자에 대한 맞춤형 이차암 예방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T·바이오 산업에서 인공지능 기반 대용량 데이터 분석이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대형 빅데이터 연구의 분석력이 실질적인 환자 예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10만1715명 임상기록을 토대로, 2002~2017년 국내 위암 환자 중 진단 전후 건강검진 자료가 확보된 사례만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위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81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 전부 및 근위부를 모두 제거하는 수술이 장내 미생물 균형과 담즙산 대사에 영향을 주면서, 만성 염증 및 종양경로를 활성화할 소지가 있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이는 조기 위암 환자에서 가능하다면 근위부 절제술 등 장 보존 전략이 이차성 대장암 예방에 의미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생활습관별 영향 분석도 세분화했다. 남성 위암 생존자의 경우, 체중이 치료 후 5% 이상 증가하거나, 현재 흡연 상태일 때 대장암 위험이 각각 1.32배, 1.20배 높았다. 반면 여성은 규칙적 신체활동(주 1회 이상) 시 대장암 발생 위험이 36% 감소하는 보호효과가 뚜렷했다. 전문가들은 “성별에 따른 예방 전략 설계와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소화기암 환자 생존자의 이차암 모니터링과 맞춤 검진 권고가 강화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이 연구가 위암-대장암 연계 위험을 빅데이터로 입증한 첫 임상 근거로, 향후 국가 암 검진 체계 개편 논의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외 저명 의료기관이 다수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 요인과 수술 방식이 대장암 발생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객관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위절제술 환자에게는 치료 이후 장기적·주기적 대장암 검진을 표준화하는 동시에, 체중관리·금연·신체활동 활성화 등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임상 빅데이터 기반 연구가 실제 의료현장과 건강관리 시스템에 어떻게 안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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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준#위전절제술#대장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