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스테이, 상처에 묻힌 속마음”…무속인부터 하니까지→한밤의 진심 토로
경계가 허물어진 밤, ‘오은영 스테이’에는 각기 다른 색의 고민이 번져갔다. 오은영, 유세윤, 고소영 그리고 닉네임으로 이름을 대신한 참여자들은 자신의 이름표만큼이나 각기 다른 서사로 시청자의 마음을 두드렸다.
먼저 ‘굿걸’로 불린 참가자는 5년차 무속인임을 밝히며 얼어붙은 공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빙판 위를 질주하던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지난 시절, 그녀 곁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존재가 따라다녔다. 익숙했던 점프마다 기이한 형체를 쳐다보던 순간, 두려움에 멈추면 미끄러지듯 사라졌던 그 존재들. 결국 견디다 못한 어린 굿걸은 갑작스런 신내림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눈에만 맺힌 비밀, 그리고 늘 자신의 곁에 드리운 어둠의 그림자. 무속인의 삶을 살게 되면서 남자친구와의 이별, 친구들과의 멀어짐,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없는 외로움까지 일상을 옥죄었다. "사람에 지쳤다"는 그녀의 말엔 초자연적인 고통만큼 낯설고 진한 인간적 상처가 깃들어 있었다.

다음은 ‘목석’이라는 닉네임의 경찰이 조심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21년간 경찰로, 16년은 형사로 살아오던 그는 자식들과의 대화가 단절됐다며 담담히 속내를 털어놓았다. 오랜 시간 사건을 마주하며 차오른 무감각이 어느덧 가족 사이도 차갑게 만든 셈이었다. 아내조차 "아무것도 하지 말고 떨어져 있으라"고 할 만큼, 목석의 부성애는 닿지 못하는 거리에서 빙빙 돌았다. 고소영은 조심스레 "어릴 때 바빴던 아버지가 나중에 접근할 때 서먹해지는 어색함"에 대해 이야기했고, 오은영 역시 자신의 아버지와의 이별을 꺼내며 애틋한 말씀을 전했다. 오은영은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를 통해 "사랑한다고, 행복했다고 전하는 일이 남아 있음을 후회하기 전에 용기 내라"고 강조했다.
EXID 하니의 목소리에는 이미 수많은 팬들의 축복과 외부 시선이 덧입혀졌다. 하니는 "눈치를 너무 많이 보고 산다"는 고백으로 프로그램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데뷔 전에는 가족과 가까운 이의 표정만 살폈으나, 유명세 이후에는 수많은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해야만 했다. "대중교통에서조차 나를 비웃지는 않을지 걱정했다"는 말 한 마디에 담긴 불안과 작은 상처들의 연쇄, 그리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가려는 몸부림은 세상에 드러내지 못했던 속마음 그 자체였다. 오은영은 하니를 향해 "작은 비난에도 상처받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공감하며, 그녀가 내면의 답을 찾아가길 응원했다.
이처럼 ‘오은영 스테이’는 겉으로 드러난 직업이나 성취 뒤에 숨어 있는 각 인물의 불안, 상처, 사랑의 결핍을 드러내고 보듬었다. 피겨선수에서 무속인으로, 형사에서 아버지로, 아이돌에서 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던 이들의 고백은 한밤의 시간을 진한 울림으로 채웠다.
한편 ‘오은영 스테이’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10분을 따뜻한 위로와 솔직한 상담으로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