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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박찬욱 앞 첫 오해”…두 운명 교차→대본 한 장이 바꾼 인생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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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웃던 이병헌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스튜디오에 들어선 순간, 세월의 물길 사이로 흘러갔던 첫 만남의 기억이 다시 피어올랐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계기로 이어진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의 인연은 어느새 긴 시간의 무게를 품었다.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두 사람 사이엔 처음 맞닿은 어색함과 호기심, 그리고 단 한 번의 선택이 가져온 인생의 반전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이병헌은 자신과 박찬욱 감독의 첫 만남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두 번째 영화가 흥행 부진을 겪은 시기, 극장 한 켠에서 기술 시사를 마치고 있던 이병헌에게 조감독이 다급하게 찾아왔다. “어떤 감독이 극장 밖에서 얼굴을 보자고 기다리고 계신다”는 말에 나간 그는, 말총머리 헤어스타일에 긴 코트를 입고 대본을 들고 서 있는 박찬욱 감독과 마주하게 된다. 겉모습만 봐도 왠지 거리감이 느껴져 “정말 비호감인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인사를 건넸다는 이병헌의 솔직함에 현장은 금세 웃음으로 채워졌다.

“이병헌, 박찬욱 앞 첫 오해”…두 운명 교차→대본 한 장이 바꾼 인생
“이병헌, 박찬욱 앞 첫 오해”…두 운명 교차→대본 한 장이 바꾼 인생

그러나 운명은 쉽게 흘려보낼 수 없는 기회를 잡아두고 있었다. 박찬욱 감독의 제안을 처음엔 거절했던 이병헌은, 이후 매니저를 통해 전해 받은 대본을 읽고 곧바로 마음이 사로잡혔다고 고백했다. 감독의 이름도 모른 채 빠져든 작품의 매력에 “반드시 하고 싶다”는 열망이 일렁였고, 그렇게 또 한 번의 용기가 두 사람을 한 작업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이병헌과 박찬욱, 단 한 장의 대본이 엮은 인연은 이후 한국 영화사의 소중한 장면으로 남았다. 두 배우와 감독이 교차하는 운명의 길에서, 첫인상과 편견 너머에 숨어 있던 진짜 이야기가 빛을 발했다는 사실이 다시금 시청자의 가슴을 두드렸다. 두 사람의 특별한 만남과 진심 어린 고백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더욱 깊은 울림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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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박찬욱#유퀴즈온더블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