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고성 충돌”…타일러 앤더슨, 보스턴 코치와 설전→사인 훔치기 의혹
펜웨이 파크의 초여름 저녁, 경기 전 고요함을 깨뜨린 건 선수와 코치의 거친 목소리였다. 타일러 앤더슨과 호세 플로레스 코치가 훈련 중 그라운드 한복판에서 맞섰을 때, 관중석은 긴장과 궁금증 사이에서 잠시 숨을 죽였다. 두 야구인이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는 장면은 야구라는 스포츠가 품은 자존심과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가 열린 5일, 타일러 앤더슨은 훈련 도중 보스턴 코치진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1루 주루 코치인 호세 플로레스와 격렬한 언쟁을 펼치며, 경기 전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시간 중계와 소셜미디어를 타고 이 장면은 빠르게 확산됐고, 선수와 코치의 설전이 초유의 관심을 모았다.

관심의 중심에는 사인 훔치기 의혹이 있었다. 현지 매체 마이크 데포캐스트의 기자 마이크 로드리게스는 "앤더슨이 플로레스 코치를 사인 도청 의심으로 지적했다"고 복수 소식통을 통해 밝혔다. 이런 의심이 쌓여,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두 팀 사이에 커다란 신경전이 벌어졌다.
앙금은 경기 후에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그저 야구 이야기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어떤 쟁점에 대한 설명도 삼갔다. 에인절스의 론 워싱턴 감독 역시 말을 아꼈다. 두 감독 모두 내부 사정이나 실제 신경전의 속사정을 등돌려, 경기장의 감정 온도는 더욱 높아졌다.
타일러 앤더슨은 최근 경기에서 4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5실점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팀의 기세를 다시 올리기 위해서라도, 그는 자신의 감정과 집중력을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관중들은 짧은 충돌 뒤에도 선수 하나하나의 표정과 행보를 놓치지 않았다. 야구장 안팎의 긴장감, 숨은 심리전은 팬들로 하여금 한 시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두 팀의 남은 시즌 맞대결 역시 치열한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펜웨이 파크의 강인한 바람과 묵직한 야구공의 궤적처럼, 선수들은 매 이닝마다 자신의 감정을 다듬었다. 경기는 끝났지만, 그 날 그라운드에 맺힌 한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LA 에인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다음 경기는 6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야구가 품은 진심과 치열함은 오늘도 펜웨이 파크 그라운드에 선명히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