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통화 강행 논란”…윤상현, 의혹 불거진 직후 휴대전화 교체 파장

공천 개입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의혹의 핵심 통화 내용이 수사선상에 오른 직후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핵심 인물들의 육성이 고스란히 담긴 통화 녹취가 공개되며, 특검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미확보 등 파생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은 지난해 12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세 대와 USB를 검찰에 제출하며 공천개입 수사가 본격화된 시점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돌연 교체했다. 교체 당시, 검찰은 포렌식 절차를 시작해 주요 인물 간 통화 내용을 확보했다.

포렌식으로 확보된 통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을 직접 언급하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사실상 부탁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5월 9일, 윤 전 대통령은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주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태균씨가 경남 지역 여성 국회의원 공천 필요성을 언급하자, 윤 전 대통령은 "알았어요.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명씨는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약 40분 뒤 김 여사와도 연결돼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다. 걱정하지 마시라. 잘 될 거다"는 언급을 들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련의 대화는 공관위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과 맞물려 당시 여권 고위층의 직접 개입 의혹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정치권에서는 윤상현 의원이 그간 "윤 대통령에게 (공천자 명단을) 보고한 적 없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해온 만큼, 통화 시기와 휴대전화 교체 시점이 겹치는 사실이 추가 의혹을 촉발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8일 윤상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등에서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 윤상현 의원 측이 별도로 아이폰 1대를 임의 제출했으나, 이 아이폰은 잠겨 있는 상태이며 특검의 비밀번호 제공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여당 내부에서는 통화 공개로 정면돌파 필요성이 제기되는 반면, 야권은 "권력형 공천 개입 사안"이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거듭 촉구했다. 정가 일각에서는 공천 프로세스의 공정성 논란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와 추가 압수수색 결과, 그리고 여야의 공천 시스템 개선 논의에 민감하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