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무대 MVP 재도전”…김현지, 도로공사 합류→미들 블로커 전면 개편
재기의 순간, 충북 단양 체육관의 함성이 김현지에게로 쏠렸다. 한때 프로를 떠났던 미들 블로커가 8년 만에 티켓을 들고 돌아온 자리, 선수도 구단도 새 도약을 준비하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다. 실업 최고의 무대에서 쌓아올린 블로킹 기록과 끈질긴 열정 덕분에, 그의 복귀는 관중석에도 잔잔한 설렘을 남겼다.
한국도로공사는 17일 김현지의 영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도로공사 측은 최근 열린 2025 한국실업배구 및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에서 직접 김현지의 기량을 재확인한 끝에 영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미들 블로커 자원이 절충점에 도달했던 구단 입장에서는, 실업리그 블로킹상과 최우수선수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한 베테랑의 가세가 기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김현지는 2015-2016시즌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6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해 프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2017년 코트를 떠나 양산시청, 수원시청, 포항시체육회 등 실업 무대에서 선수 커리어를 이어갔다. 2021년 실업배구연맹전에서 블로킹상을, 2023년에는 최우수선수상까지 휩쓸며 눈에 띄는 성적을 냈고, 180cm라는 장신을 바탕으로 한 상대 공격 차단 능력까지 입증받았다.
도로공사가 6월 30일 1차 선수 등록을 완료할 당시, 미들 블로커는 단 두 명뿐이었다. 수적 열세와 전력 불균형이 고민거리였던 셈이다. 김현지 영입으로 미들 블로커 포지션의 경쟁력은 일제히 강화됐고, 팀 내 전술 운용의 폭도 한층 넓어지게 됐다.
소감도 남달랐다. 김현지는 “좋은 기회로 프로팀에 돌아올 수 있어 감사하다. 실업팀에서 쌓은 경기 감각으로 팀이 어려울 때 힘이 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지난 세월을 묵묵히 견딘 경험과 노력은, 새로운 팀에서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도로공사는 김현지 영입을 기점으로, 미들 블로커진 재정비와 더불어 올 시즌 V리그 경쟁 구도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관중 사이에는 어느새 “도로공사 색깔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한 명의 복귀는 곧 팀의 변화다. 김현지의 손끝에서 시작될 이야기는 긴 여름을 지나, 다시 프로 무대에서 이어진다. 도로공사 여자배구단의 2025-2026시즌 여정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