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위 쿠데타는 반민주 폭거”…이재명 대통령, 국민 의지 강조
친위 쿠데타 발생과 민주주의 파괴 논란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정면 충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에서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를 “반민주적 폭거”라고 규정하며 국민의 저항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힘이 국민 전체의 행동과 열망에 있음을 역설한 가운데, 국회와 시민사회도 이를 중심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정치학회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상대를 말살하고 영구집권하겠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반민주적 폭거였다”며 윤석열 정부가 주도한 비상계엄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럼에도 우리 국민은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가 가진 진정한 힘과 희망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 사례로 지난해 12월 3일 친위 군사 쿠데타를 거론했다. 그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경악할 사실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이를 물리친 점에서 세계가 두 번 놀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이 피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여지없이 짓밟혔지만, 국민은 희망을 기어코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민들은 맨몸으로 장갑차와 총칼에 맞섰고, 국회의원들은 담장을 넘어 계엄 해제에 나섰다. 장병들은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며 존엄과 명예를 수호했다”며 당시 현장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전했다. “내란 세력은 국회 유리창을 산산조각 냈을지 몰라도,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국민의 결의는 흠집도 내지 못했다”고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해 “진정한 힘은 제도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의 간절한 열망과 행동에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서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는 “1997년 같은 자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새로운 공동체 질서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세계가 마주한 민주주의 위기 앞에서 우리가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각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도 높은 메시지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권 일부에서는 “정권 흔들기 시도”라는 지적을 내고 있으나,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국민 저항이 민주주의 위기를 돌파했다고 평가하며 힘을 싣고 있다.
이날 국회는 비상계엄 사태와 향후 제도 개혁 방향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이어갔다. 정부와 국회는 이후 관련 법안 심사와 여론 수렴을 거쳐 향후 개헌 논의까지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