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역 의원 통일교 불법자금 수수”…권성동 구속기소, 재산 추징보전까지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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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종교단체의 금전 유착 의혹이 정국의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구속기소하고, 법원이 재산 추징보전까지 인용하면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현역 의원의 체포동의 절차를 거쳐 구속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특검제 도입 이래 첫 사례로 기록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권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로부터 20대 대선 당시 교인 표와 조직, 재정 동원 등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추가로, 권 의원이 한학자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에 전달했다는 의혹, 일정 시점 한 총재를 찾아가 금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는 정황도 수사선상에 올렸다.

이날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산 추징보전도 청구했고, 법원은 불법수익 몰수를 위해 동결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로, 향후 유죄 판결시 실제 몰수·추징이 이뤄지게 된다.

 

이번 기소는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가 모두 갖춰진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특검팀이 지난 8월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법무부와 대통령 재가를 거친 체포동의안이 9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을 결정했다. 특검은 체포동의요구서에 "권 의원이 정치권력과 종교단체 결탁의 발단"이라고 명시했다.

 

권성동 의원은 "특검 수사는 정치 탄압"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같은 날,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고가 그림 공천 청탁 의혹으로 김상민 전 부장검사 역시 구속기소됐다.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고가로 구매해 2023년 2월 김 여사에게 전달하며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탈락했으나,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영향력 행사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선거용 차량 대여비 등 4천200만원을 사업가에게 대납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특검은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했는지도 본격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김 여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적용이 이뤄졌고, 뇌물죄 성립 요건상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예상된다.

 

특검은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도 구속기소했다. 김 서기관은 2023년 6월부터 작년 9월까지 도로공사 공법 선정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현금 등 3천6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현금을 발견, 출처를 역추적해 노선 변경 과정의 특혜 의혹과 연결지었다. 김 서기관은 김 여사 일가 땅 일대로 종점을 옮긴 핵심 실무자로 지목받고 있다.

 

정치권은 통일교와의 유착 설, 고가 그림 청탁,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 잇따른 폭로에 격렬하게 맞서고 있다. 여당은 "특검 수사에 자의적 해석이 가미됐다"며 반발하는 한편, 야권은 "정경유착 근절이 시급하다"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내 권력구조에도 직간접적 파문을 야기하는 양상이다. 향후 대선 구도, 정당 지지율 및 국정운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검팀은 재판 과정과 추가 수사를 병행하면서, 관련 인물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국회는 권 의원 구속 등 현안이 첨예하게 부각되며 여야 충돌이 이어졌다. 정국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과 진상 규명을 향한 여론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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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김건희특검#통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