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사원과 코끼리 보호구역”…치앙마이에서 만나는 태국 북부의 시간 여행
여행을 고른다는 건 결국, 삶의 단면을 고르는 일일 것이다. 치앙마이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낯선 골목길과 오래된 사원, 산과 숲에 둘러싸인 이 도시에서 여행자들은 저마다 색다른 마음을 발견한다. 예전엔 동남아의 이국적 풍경만을 기대했다면, 이제는 그 안에 담긴 책임과 의미를 함께 묻는 태도가 익숙해졌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풍경은 단연 사원들이다. 도이수텁 산 정상의 왓 프라탓 도이수텝은 황금 체디로 빛나는 치앙마이의 상징이다. 여행자들은 309개의 계단을 숨 가쁘게 오르며 도시 전체와 맞닿았다. 14세기 란나 왕국의 기억이 남아 있는 왓 체디 루앙에선 무심코 손끝에 닿는 돌의 감촉에서도 역사와 시간이 스며든다. 여기에 야시장 특유의 활기와 혼잡도 빼놓을 수 없다. 창칸 로드, 타패 게이트 일대에선 현지인들의 삶과 여행자의 호기심이 뒤섞이고, 수공예품과 음식,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아시아의 리듬이 실감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조사에서 치앙마이는 아시아 인기 여행지 10위 안에 올랐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단순 관광을 넘어, ‘책임 있는 여행’을 중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코끼리 보호구역 투어가 꾸준히 화제다. 매림 지역에 자리한 코끼리 보호소에서는 코끼리 학대가 아닌 교감과 보호, 지속 가능한 관광이 실제로 실현된다. 관계자들은 “치앙마이를 찾는 많은 이들이 보호구역 체험을 하며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도이수텝의 황금빛 일몰, 돈을 주고도 바꾸지 못할 추억이었다”, “코끼리와 눈을 맞추던 순간, 여행이란 게 어떤 것인지 조금 알게 됐다”는 여행기에서 공감의 기운이 가득하다. 누군가는 “야시장 골목길을 걸을 때 문득, 내가 이곳에서 한동안 살아보고 싶다고 느꼈다”고 표현했다.
사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여행에서 자연과 문화, 그리고 책임까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치앙마이는 단순 트렌드가 아니라 오랫동안 우리 일상과 감성, 여행의 의미를 새롭게 써내려가는 도시임에 분명하다. 작은 발걸음 하나, 가치 있는 생각 한 줄이 우리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