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31개 버디 쏟아진 경기”…홍정민, 72홀 최소타→KLPGA 역대급 우승
스포츠

“31개 버디 쏟아진 경기”…홍정민, 72홀 최소타→KLPGA 역대급 우승

오태희 기자
입력

경기도 포천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마지막 날, 홍정민은 흔들림 없이 그린을 지배했다. 관중의 숨소리조차 삼켜버린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서, 그는 18번 홀 마지막 퍼트까지 자신만의 리듬을 지켰다. 29언더파 259타, 72홀 최저타 신기록과 함께 팬들의 환호성이 코스를 가득 메웠다.

 

홍정민은 이날 7언더파 65타로 라운드를 마무리하며 시즌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259타는 2013년 김하늘이 세웠던 265타 기록을 6타나 단축한 KLPGA 투어 역사상 새로운 장면이었다. 종전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 23언더파 역시 6타 앞서며 또 다른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그는 대회 내내 버디 31개를 수확하는 집중력으로 시선을 모았다.

“버디 31개 폭발”…홍정민, KLPGA 72홀 최소타 신기록 우승 / 연합뉴스
“버디 31개 폭발”…홍정민, KLPGA 72홀 최소타 신기록 우승 / 연합뉴스

전날까지 22개의 버디와 무결점 플레이로 독주를 이어온 홍정민은 최종 라운드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4번 홀까지 세 타를 줄여 선두를 공고히 했고, 5번 홀에서 비로소 첫 보기를 허용했지만 곧바로 7번 홀부터 버디 레이스에 다시 불을 붙였다.

 

9번, 10번 연속 버디에 이어 13번 홀도 한 타를 추가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17번 홀 한 타 손실에도 마지막 18번 홀(파4) 2m 버디로 대미를 장식했다. 우승 상금 1억8천만원을 더한 홍정민은 누적 상금 8억9천892만원으로 단숨에 상금랭킹 1위에 등극했고, 대상 포인트 역시 5위에서 2위로 급등했다. 이로써 시즌 개인 타이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시상식에서 홍정민은 “기록보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29언더파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고, 유일한 보기에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 올림픽 금메달과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한 각오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2위는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유현조, 3위는 김민솔과 김민선, 노승희가 19언더파로 공동 차지했다. 이예원은 공동 17위(13언더파 275타)에 머물렀으나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는 지켜냈고, 메디힐이 후원하는 LPGA의 김아림은 9언더파로 공동 34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KLPGA 다승자는 이예원(3승), 방신실(2승), 홍정민(2승)까지 3명을 기록하게 됐다. 홍정민의 이번 신기록은 KLPGA 투어의 정체성을 새롭게 쓰는 장면으로 남았다.

 

돌아보면, 묵직한 환호와 투명한 그린, 한 순간도 눈을 떼기 어려운 찬란한 라운드는 팬 모두의 기억에 깊이 새겨질 듯하다. 몽베르 컨트리클럽의 잔잔한 오후, 이날 현장은 홍정민의 도전과 성취를 곱씹는 시간으로 남았다. KLPGA 투어의 새 시즌 분위기는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태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홍정민#klpga#메디힐·한국일보챔피언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