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심전도에 택배 회수”…대웅제약, ESG형 리프레시 모델 확산
웨어러블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의 재사용 친환경 모델이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이 씨어스테크놀로지와 협력해 선보인 ‘모비케어 리프레시’는 국내 주요 병원에 도입되며 의료 현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기존 일회용 기기의 의료폐기물 문제를 넘어, 환자와 병원의 관리 부담까지 줄였다는 점에서 시장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는 ‘웨어러블 의료기기 운영방식의 분기점’으로 이번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웅제약은 초경량 무선 연속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의 재사용(리프레시)형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모비케어는 19g 무게의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기로, 최대 9일까지 장기간 환자의 심전도를 모니터링한다. 기존 단시간 병원 내 검사로 포착이 어려웠던 이상 신호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100여개 의료기관에 1년 만에 빠르게 확대됐다.

모비케어 리프레시는 기술적으로 기존 웨어러블 홀터(Holter) 검사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그동안 환자가 병원에서 부착 후 직접 방문해 기기를 반납해야 하는 불편과, 사용 이후 일회용 장비의 의료폐기물 처리 부담이 컸다. 특히 지방 거주 환자와 보호자는 수도권 병원을 다시 찾는 시간·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상품화된 기기는 원내에서 직접 소독·관리가 이뤄져 추가 인력 소요 및 감염 위험도 남아 있었다.
이번 리프레시 모델은 ‘택배 회수’ 방식을 업계 최초로 도입, 환자는 검사 종료 후 직접 기기를 우체국 택배로 반납할 수 있다. 대웅제약과 협업사인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별도의 리프레시 센터에서 세척, 멸균, 품질검사를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감염 위험을 체계적으로 낮추고, 일회용 폐기물 발생도 크게 줄였다. 실제 병원 현장에서는 반복적 환자 내원과 관리 인력 소요가 감소했고, 환자 역시 심장검사의 문턱을 낮출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사용 의료기기에 따른 안전성·위생 이슈는 철저한 품질관리 프로세스로 보완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기기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원칙을 적용, 기업, 환자, 의료진이 동시에 이익을 얻는 ‘윈-윈-윈’ 상생 모델로 설명한다. 해외 사례와 달리 국내에서 진입장벽이 높던 ‘재사용+비대면 회수’ 모델을 산업화한 첫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폐기물 감축과 의료기기 회수·재사용 체계가 점차 중요해지는 추세다. 특히 유럽·미국 등에서는 의료 폐기물 규제 강화와 친환경 의료기기 인증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약처 의료기기 관리 기준 강화, 감염병 예방을 위한 비대면 프로세스 고도화 등 정책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웅제약 이창재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원가 상승과 시스템 구축 부담이 있었지만 본질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고민해 리프레시 모델을 도입했다”며 “환자 중심의 기술 혁신과 ESG 경영을 통해 의료 환경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해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친환경화, 비대면 관리방식이 헬스케어 시장의 경쟁력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실제 시장 정착과 지속적인 품질·안전성 관리가 이뤄질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성장의 조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