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의령의 여름”…계곡에서 캠핑까지, 자연 속 피서지 가족 나들이 붐
여름의 기운이 본격적으로 느껴지는 요즘, 가족과 함께 자연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이제 피서의 방식도 도심에서 벗어나 깨끗한 계곡과 숲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일상이 돼가고 있다.
경남 의령은 14일 오후 4시, 30.2도까지 오른 기온에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찾아왔다. 체감온도 역시 29.7도에 이르렀고, 습도 50%가 더불어 후텁지근한 공기가 감돈다. 그럼에도 남서쪽에서 부는 바람과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 자외선 덕에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은 부담 없이 외출을 즐기고 있다.

이런 날씨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단연 벽계야영장이다. 맑고 깊은 계곡 물이 흐르는 캠핑장에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가족이 함께 모여 물놀이와 캠핑을 즐긴다. 주변 울창한 숲이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들어 주어 일상의 열기에서 벗어나 한적한 쉼을 맛보고 있다는 체험담도 많다.
SNS와 캠핑 커뮤니티에서는 ‘주말이면 벽계야영장 예약이 어려웠다’, ‘아이들과 함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한 뒤 숲속 산책길을 걸으니 여름 피로가 다 날아갔다’는 반응이 심심찮다. 이곳만의 청량한 공기 덕에 더위에 지친 마음까지 힐링된다는 평이다.
자굴산자연휴양림도 여름철 힐링 명소로 꼽힌다. 고지대의 시원한 바람과 계곡 옆에 마련된 휴식공간이 가족, 연인 단위 방문객들에게 각광받는다.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울창한 숲길, 정상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풍경 덕에 ‘의령의 숨은 매력’을 직접 체험했다는 후기들이 이어진다.
의령읍 충익사 관광단지와 강변을 따라 이어진 정암루, 남강변 산책로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해가 길어진 여름철, 햇살이 조금 수그러드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이면 아이 손을 잡고 역사 누비기, 강바람 맞으며 걷기 좋은 곳으로 추천되고 있다.
지역 트렌드 분석가 이지현 씨는 “코로나 이후 가까운 자연에서 짧게라도 머무르려는 가족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의령같이 비교적 한적한 청정 야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무거운 활동보다는 자연에서 오감을 채우는 ‘느린 피서’가 여름 라이프의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행 후기 댓글에는 ‘작년 여름보다 가족끼리 숲속 그늘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기다리게 됐다’, ‘도시의 더운 아스팔트가 아닌 계곡 물소리 곁에서 저녁을 맞는 일상이 새로운 추억’이라는 공감이 쏟아진다. 그러다 보니 소박한 캠핑, 숲 산책 같은 ‘자연 속 여유’가 단순한 피서를 넘어 삶의 리듬을 바꾸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다.
작은 떠남과 한적한 피서지만, 이렇게 자연에서의 멈춤은 분명 우리 삶의 속도와 방향에도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올여름, 의령에서의 시간이 ‘느린 여름’의 진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