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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DAX 21.9% 폭등…글로벌 자금, 미국 떠나 유럽으로 이동”→기관투자가 전략 전환 임박
국제

“독일 DAX 21.9% 폭등…글로벌 자금, 미국 떠나 유럽으로 이동”→기관투자가 전략 전환 임박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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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유럽 금융 중심지 프랑크푸르트, 소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증시의 숨결 속에서 독일 DAX 지수는 2024년 들어 21.9%라는 눈부신 상승 곡선을 그렸다. 새벽 안개 너머에서 들려오는 기관투자가들의 발걸음은 결연하다. 오랜 시간 미국 시장을 중심에 두었던 자금의 흐름이 올해,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유럽 쪽으로 각도를 틀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 거인들은 더 이상 단일신화에 기대지 않는다. 미국, 세계 자본시장의 기둥이자 상징이 되었던 땅.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재정적자, 관세 정책,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장막처럼 드리워지자, 전통의 신뢰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올 들어 1.5% 오름에 그친 반면 유럽의 스톡스 유럽600지수는 8.5%가량 뛰어올랐고, 독일 DAX는 사실상 올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유럽 증시 전체에 봄기운을 불어넣었다. 독일 정부가 선언한 1조 유로 규모의 국방·인프라 투자 계획은 새로운 성장의 깨침을 알렸다.

독일 DAX 올해 21.9% 상승…기관투자가 미국 비중 축소 움직임 확산
독일 DAX 올해 21.9% 상승…기관투자가 미국 비중 축소 움직임 확산

환율의 물결도 이 변화에 보조를 맞춘다. 달러가치가 올해 들어 9% 가까이 꺾였고, 달러인덱스는 인플레이션의 파고를 넘지 못한 채 2년 만에 최저치에 닿았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잠시 5.15%로 솟구쳤다 다시 4.9%선 아래로 내렸지만, 시장 안팎의 우려는 사라지지 않는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세스 번스타인 CEO는 “적자 문제 심화로 미국 투자를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예측불가한 무역정책과 국가 자금 조달의 경계선을 지적했다.

 

자금의 무게 중심은 서서히 움직인다. 미국 투자업체 노이버거버먼의 조아나 로차 스카프는 사모펀드 공동투자에서 유럽 자산 비중을 예년 20~30%대에서 올해 65%로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정적 정책 환경과 거시 여건을 이유로 유럽의 새로운 매력을 거론했다. 캐나다 국민연금 2위 퀘벡주연기금의 찰스 에몬드 CEO도 미국 비중을 줄이고, 영국·프랑스·독일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구체적 청사진을 내놓았다. 블랙스톤 톰 나이드스 부회장 역시 “유럽 정부의 상대적 정책 안정성이 유럽행 자금 이동을 정당화한다”고 평가했다.

 

무수한 자본의 흐름이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 여정은 순탄치 않다. 오크트리 자산운용의 하워드 마크스는 유럽의 성장 속도와 규제, 그리고 아시아의 복잡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을 대체할 만큼 성장이 단단한가, 분절화된 시장 구조는 어떤 변화를 낳을지 묻는 목소리도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한 해는 확연히 다른 자본 지도를 그리고 있다. 미국 중심의 투자 패러다임에 균열이 시작되었고, 독일 DAX와 유럽 대륙의 지수는 세계 경제의 변화 가능성을 웅변한다. 국제사회는 유동자금이 어디로 향할지 지켜보고 있다. 금융의 심연을 가로지르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시장은 새로운 신뢰의 닻을 어디에 내릴 것인지 사색하게 만든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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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dax#글로벌기관투자가#유럽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