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문가영, 부서진 점심의 온기”…서초동에 번진 속마음→관계 어디로 흐를까
밝은 웃음이 번지던 오전, ‘서초동’의 회색 엘리베이터 앞에는 조용한 떨림이 가득했다. 이종석이 연기하는 안주형과 문가영의 강희지, 두 사람이 맞이한 점심 약속 앞 전에는 낮은 목소리와 어긋난 시선이 오갔다. 시청자들은 평범한 대화 끝에 숨어든 이질적인 감정선을 따라가며, 각기 다른 마음이 부딪치는 순간의 여운에 깊은 몰입을 느끼게 됐다.
안주형과 배문정(류혜영 분)은 익숙한 듯 메뉴를 고민한 뒤, 강희지가 머무는 엘리베이터 속으로 다가섰다. 환한 미소로 먼저 안부를 건넨 강희지는 “밥 먹으러 가요?”라고 투명하게 말했다. 그러나 안주형은 “같이 가는 거 아니예요”라며 가볍게 넘겼고, 대화는 뜻밖의 어색함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강희지는 “오늘 전 따로 먹어야 할 것 같아요”라며, 별도의 약속이 있다는 듯 물러났다. 안주형의 얼굴에는 그 말이 작은 파문처럼 번졌고, 단체 채팅방에 언급이 없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며 질투 섞인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순간, 일상적인 식사 약속마저 서로의 진심을 얼핏 보여주는 무대로 바뀌었다. 배문정은 “뭘 그렇게 따져. 볼 일이 있겠지”라며 친구의 어설픈 상심을 다독였지만, 안주형의 표정에는 동요와 서운함이 그대로 남았다. 강희지는 “나도 일이 있는 사람이예요”라는 농담조의 말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었고, 이를 바라보던 배문정의 눈빛에는 평소와 다른 의미심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서초동’은 익숙한 일상에서 비롯된 감정의 출렁임을 섬세하게 전달하며, 흐르는 시간 속 불현듯 찾아드는 불안정과 호기심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이종석의 섬세한 눈빛, 문가영 특유의 밝은 너스레, 또 류혜영이 보여준 현실적인 반응이 조화를 이루며 소소한 대화 속에서도 관계의 미세한 변화가 깊은 울림을 남겼다.
드라마 ‘서초동’은 법조타운의 현실을 살아가는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로 엇갈린 감정과 성장의 순간을 그려낸다. 이종석, 문가영, 류혜영이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tvN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