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안보 요동 속 한일 협력 필요”…이재명 대통령,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서 공감대
통상과 안보 이슈를 둘러싼 한일 정상 간 협력이 다시 한 번 전면에 부상했다. 8월 2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한일 간 실질적 협력 필요성을 맞교환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가치·질서·체제·이념 등에서 유사성을 띄는 양국이 이전보다 더 긴밀한 협력에 나설 필요성에 공감이 형성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최근 통상과 안보 문제를 두고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가치·질서·체제·이념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한일 양국이 어느 때보다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협력할 분야도 많지만 너무 가까워 불필요한 갈등도 가끔 발생한다”면서도, “좋은 면은 존중하고 불필요한 것은 보정하면서, 필요한 것은 서로 얻을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이웃 국가의 바람직한 관계”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문제는 어려운 문제대로 해결하되,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고하고, 그 대신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협력하는 것이 양국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한국과 일본 정치권이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으로 일본에 온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라는 이시바 총리의 언급을 거론하며, “그만큼 대한민국이 한일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두 번째 만남인 만큼 “아주 가까운 친구처럼 여겨진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앞서 6월 17일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첫 회담을 가진 바 있다.
협력의 구체적 방안도 언급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셔틀 외교를 포함해 이시바 총리와 저 사이에, 또 양국 공무원들 사이의 대화와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시바 총리도 지방 균형 발전에 관심이 깊은 것으로 아는데, 다음번 셔틀 외교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는 서울이 아닌 대한민국의 지방에서 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양국이 실질적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뜻을 모으면서, 첨예한 현안은 유연하게 논의하되 당장 협력이 가능한 분야는 속도감 있게 접근한다는 전략적 메시지가 읽힌다. 정치권과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동북아 질서에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 협력 프로젝트와 셔틀 외교 일정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일관계의 진전이 향후 동아시아 안보 지형과 국내 정치 여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