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신주인수권 행사 논의 녹취 제시”…특검, 김건희 주식거래 전문성 공방 가열
정치

“신주인수권 행사 논의 녹취 제시”…특검, 김건희 주식거래 전문성 공방 가열

정하준 기자
입력

김건희 여사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주가조작 혐의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김 여사가 주식거래에 사실상 밝지 않았다는 주장과 미묘하게 엇갈리는 녹취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여야 간 진실 공방이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관련 의혹이 내년 총선 정국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하는 기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날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한 두 번째 조사에서,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신주인수권 행사와 관련한 통화를 나눈 2009년 녹취를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통화에는 김 여사가 상장예정일을 앞두고 주식 매매 절차와 신주인수권 행사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듣고, 직접 논의하는 정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시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이전이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증권 업무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경험을 갖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그간 김 여사 측이 내세운 ‘주식 거래를 잘 모른다’는 해명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로 해석했다. 아울러 첫 조사(6일) 당시에도 김 여사는 주식에 무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당시 증거로 제출된 통화 녹음에도 ‘계좌 관리자에게 40퍼센트의 수익 배분을 약속했다’는 취지의 육성이 담겨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여사 측은 주식 문외한이라는 기존 입장을 굳건히 했다. “공매도와 권리매도 용어를 혼동했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역시 ‘사이버 계좌’로 오인해 사용하는 등 관련 지식이 현저히 부족했다”는 점을 들어, “주가조작이나 내부자 거래 의혹에 가담할 이유도 의지도 없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검도 앞서 지난해 10월,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김 여사의 ‘주식 경험 미비’를 인정하며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가 김 여사를 둘러싼 권력형 의혹 전체 맥락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이다. 여당 일각에선 “특검 수사가 정치화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출했고, 야권은 “공정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요구 수위를 높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녹취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는 만큼, 결국 법리 판단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는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김 여사가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등 유력 인사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다뤄졌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연관 의혹이 제기된 최호 전 경기도의원 공천 건에 대해서도 특검팀이 김 여사를 상대로 진상 규명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일관되게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도, 권한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김 여사는 19일 변호인 접견 중 “윤 전 대통령과 다시 함께 살고 싶다”며 사적인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조사 중에도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고 언급한 대목이 전했다.

 

특검팀은 추가로 확보한 자료의 분석을 이어가며,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치권은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 수사와 정치적 파장이 여전히 정국 핵심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건희#특검#도이치모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