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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역사가 만나는 도시”…광주로 떠나는 감성 여행, 새로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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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역사가 만나는 도시”…광주로 떠나는 감성 여행, 새로운 일상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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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단지 볼거리나 맛집이 아니라, 그 도시만의 깊은 이야기를 느끼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요즘, 광주를 찾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옛 민주화의 숨결과 현대 예술이 어우러지는 광주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일상을 제안한다.

 

도시에 들어서면 광주의 얼굴이 단숨에 드러난다. 동구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예술 프로그램과 문화 교류, 라이브러리파크 등 다채로운 공간이 한데 모인 복합문화의 장이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창작체험, 전시, 공연이 늘 열려 있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는 소감도 자주 들린다. 인근 대인시장은 예쁜 간판과 먹거리 냄새, 상인과 예술가가 뒤섞이는 벅찬 분위기로, 저녁 야시장과 플리마켓에서 남다른 추억을 만드는 이들이 적지 않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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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마주하는 장소도 있다. 북구의 5.18 국립민주묘지는 조용히 민주화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곳이다. 기념탑과 묘역을 걷다 보면, “내 삶도 그 숭고한 마음에 닿아 있구나” 하고 무심코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이곳에서는 개인의 하루가 곧 사회의 시간과 포개진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드는 무등산 국립공원은 자연 속 쉼표를 찍을 수 있는 명소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고, 다양한 기암괴석과 주상절리대가 펼쳐져 있어 사진을 남기는 가족이나 연인들로 북적인다. 광산구의 송정역시장은 1913년에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젊은 감각의 리모델링으로 과거와 현재가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다. 밤이면 조용히 불빛이 깔리고, 골목골목이 작지만 또렷한 개성으로 여행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북구의 국립과학관이 좋은 선택지다. 항공우주, 생명과학, 에너지 등 과학의 다채로운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오길 잘했다”는 후기들이 공감된다. 가족 여행객에게는 지루할 틈 없는 하루가 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먹거리도 풍성하고, 민주정신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광주는 갈수록 따뜻한 에너지가 흐르는 것 같다”는 감상이 이어진다. 관광의 키워드는 이제 ‘내면의 여행’이 돼가고 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광주를 걷는 여행자들의 마음에는 예술, 역사, 미식과 취향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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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5.18국립민주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