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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11패 참담한 성적표”…한국 여자배구, 강등 현실→새 출발 숙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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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11패 참담한 성적표”…한국 여자배구, 강등 현실→새 출발 숙제 남았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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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침묵이 체육관을 가득 채우는 순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씁쓸한 현주소를 받아들여야 했다. 2025년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마지막 경기에서 프랑스에 0-3으로 완패한 직후, 이어진 태국의 추가 승점으로 결국 1승 11패, 18개국 중 최하위라는 냉정한 결과가 남았다. 도쿄 올림픽 신화의 기억은 점차 희미해지고, 대표팀은 내년부터 VNL 무대에조차 오를 수 없는 현실과 마주서게 됐다.

 

이번 강등으로 대표팀의 국제 무대 경험 기회도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챌린저컵 폐지 여파로 앞으로는 아시아배구연맹 대회에만 참가하게 되며, 세계 37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2027년 VNL 복귀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 올림픽 4강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연경, 양효진 등 대표 선수들의 은퇴 이후 전력 약화가 더욱 두드러졌고, 새 얼굴 발굴에도 세계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1승 11패 최하위”…한국 여자배구, VNL 강등 확정 충격 / 연합뉴스
“1승 11패 최하위”…한국 여자배구, VNL 강등 확정 충격 / 연합뉴스

대표팀의 추락은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2023년엔 국제대회 30연패를 겪는 등 부진이 장기화됐으며, 올해는 단 1승에 그치며 VNL 무대에서 밀려났다. 김연경의 국내 복귀 시즌 종료와 함께, 앞으로 국제 경험의 기회는 더욱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밖에서도 무거운 분위기는 이어진다.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나라가 잠기는 기분”이라며 냉혹한 현실을 짚었고, 현장 전문가들은 "강등만은 막아야 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윤주, 육서영 등 젊은 재능의 성장 가능성이 밝혀졌지만, 실력 향상을 위한 국제전 출전 자체가 이제 쉽지 않은 미션이 됐다.

 

다가오는 2025년 코리아 인비테이셔널 국제여자배구대회를 끝으로 내년에는 사실상 아시아 팀들과만 경기가 예정돼 있다. 대한배구협회는 “해외 전지훈련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으나, 여자 대표팀의 국제 무대 진출은 가시밭길이 됐다.

 

이정철 해설위원 역시 "캐나다전 1승 이후 연패가 아쉬웠다"며, 저변 확대와 기초 체력 강화를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처럼 체계적 훈련과 선수 각오가 절실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오늘의 좌절이 잠시 머무는 밤이 되긴 어렵겠지만, 선수들의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짙은 고민과 새로운 각오를 안고,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숙제 앞에 다시 섰다. 변화의 실마리를 찾는 시간, 진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현장은 팬들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남길 예정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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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김연경#이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