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후보자 배우자 부동산 투기 의혹 정면충돌”…여야 청문회서 진실공방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다시 점화됐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후보자 신상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부동산 거래 의혹과 관련해 자료제출 부족, 청문 답변 태도 등에서도 날 선 비판이 오가며 구윤철 후보자의 도덕성·자격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후보자 부인이 2004년 전남 무안군에 소재한 1200평짜리 논 7개를 쪼개 매매했다”며 “무안군 일대 기업도시 유치 열풍으로 투기성 거래가 벌어진 정황이며, 결국 값이 오르지 않아 매도했다고 본다. 이는 누가 봐도 투기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후보자 부인이 2004년 1월 약 3500만원에 지분 일부를 샀지만, 2016년 1000만원에 매각해 약 2500만원의 손해를 봤다”며 “십수 년간 보유 후 손해를 본 투기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야당은 거래 당시 시세·동기 등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투기’ 프레임을 경계했다.
한편,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구 후보자가 2018년 기재부 예산실장 당시, 경기 광주시의 한 스포츠센터를 방문해 신동헌 당시 광주시장과 만났는데, 이 업체가 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에게 1억원 이상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와 500억원대 납품 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기재부 고위직이 이러한 업체와 접촉해선 안된다. 혜택을 받은 적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도 “광주시가 공식 블로그에 후보자의 사진을 올린 의도와 예산실장으로서 그 자리를 찾은 경위가 투명하지 않다. 고위공직자가 특별 조사 대상 업체에 방문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구윤철 후보자는 “당시 스포츠시설 현장을 한번 둘러보자는 순수한 마음이었다”며 “앞으로는 처신에 매사 조심하겠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도덕성 검증과 정책능력 여부 모두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자료제출 태도를 두고도 여야는 한목소리로 비판을 가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기재위원들이 후보자 지명 이후 총 1108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절반 이상이 미흡하거나 누락됐다”며 “퇴임 이후 경력과 부동산 등 재산변동 내역을 추가로 제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정일영 의원 역시 “서면 자료 답변이 매우 미흡하다. 경제 성과 계획 등에 대한 답변도 매우 불성실했다”면서 재촉구했다.
구윤철 후보자의 부동산 거래와 기업체 방문을 둘러싼 의혹, 그리고 자료제출 미비 논란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인사검증 정국이 다시 한번 격돌하는 형국이다. 국회는 추가 자료제출과 도덕성 검증을 이어갈 예정이며, 향후 증인·참고인 추가 요청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