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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예술 한 조각”…창원 실내 문화공간에 발길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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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예술 한 조각”…창원 실내 문화공간에 발길 늘어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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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창원에선 비 소식과 함께 실내 문화 공간을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비 오는 날엔 그저 집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일상이 생겼다. 외출의 기준이 달라진 셈이다.

 

창원시는 17일 흐린 하늘과 89%에 이르는 높은 습도, 여기에 오후 강수확률 80%로 비가 예보된 날씨를 맞이했다. 낮 기온은 27.8도지만, 체감은 무더운 여름 한가운데와 다름없다. 이런 날에는 미세먼지와 자외선 걱정이 적어 호흡하기 좋은 장점도 있다. 그만큼 야외보다는 실내 중심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선택된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진해해양공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진해해양공원

현지 시민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화 체험형 공간 중에는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이 빠지지 않는다. 세계적 조각가 문신의 작품 세계가 펼쳐진 전시관은 현대 건축과 예술의 만남 그 자체다. 대부분 실내 관람이라 습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쾌적하게 예술을 만끽할 수 있다는 평이다. 카페테리아와 휴게 공간이 마련돼,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짧은 산책도 곁들이고 싶을 때는 용지호수공원이 추천된다. 비가 그치는 시간대에는 호수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인근 실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도심 속 소확행 코스로 꼽힌다. 한 시민은 “비 냄새와 호수 풍경을 동시에 감상하다 보면 답답함이 어느새 풀리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아이들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면 창원과학체험관이 해답이다. 우주와 자연, 에너지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서 날씨와 상관없이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날이 궂어도 아이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공간이 있다”는 학부모들의 평가도 이어진다.

 

진해해양공원 내 솔라타워는 바다 전망과 해양과학 전시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실내 이동 동선이 넓고, 해양 체험 교육 콘텐츠 역시 잘 구비돼 있다는 점이 가족 나들이객들에게 꾸준히 회자된다. “비 내리는 창문 너머로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이 특별하다”고 적은 방문자 후기도 인상적이다.

 

전문가들은 “날씨 영향을 적게 받고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의 인기 비결은 결국 일상의 리듬을 놓치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바람에 있다”고 분석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밖에서 땀흘릴 일 없이 차 한 잔에 전시까지, 오늘 같은 날씨엔 실내가 최고” “날씨 핑계로 마음껏 문화생활 한다” 등 긍정적인 공감이 이어진다.

 

이처럼 무더위와 비 예보가 잦아진 여름, 창원의 일상은 하늘 대신 공간을 고르는 이야기로 변하고 있다. 복잡하게 외출을 망설이기보다는 비, 습도 등 자연 현상까지 품을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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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용지호수공원#진해해양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