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보다 머릿속 궁금”…여야, 대통령 예능 출연 놓고 정면 충돌
정치적 충돌의 중심에 대통령 예능 출연 논란이 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국가정보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된 당시 상황과 대통령 부부의 방송 촬영, 여야의 책임 공방이 정치권 전체로 번지고 있다.
5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을 촬영했는지 궁금하다”며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이 아니라 대통령 머릿속이 궁금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예능 촬영 당시를 ‘화재 진압 후 18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조기 수습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며, “9월 28일 첫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도 ‘냉부해’에 밀려 늦은 오후 5시 30분에 개최됐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또한, 국가 전산망 복구를 담당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 사망과 관련해 “밤샘 복구 지시와 대통령 면피용 닦달에 공무원이 목숨을 잃었다. 공무상 재해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예능 출연이 골든타임을 지연시켰다는 논리를 앞세워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흑색선전”이라며 법적 조치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한가위에까지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로 흑색선전을 일삼는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오히려 전산망 이중화 예산을 삭감해 이번 화재 예방의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고 반박하며, 전 정부 책임론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동시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당은 “국가적 위기뿐 아니라 사망 공무원까지 정쟁 도구로 삼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공세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무회의 일정과 재난 컨트롤타워의 운영 방식까지 논란이 번지고 있다. 여야의 비난과 고발전은 정국을 더욱 긴장시키는 한편, 국민여론 역시 각 진영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는 조만간 재난 대응 시스템과 대통령 위기관리 책임론을 주요 의제로 다루며 관련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