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강 진출 확정”…강동궁·김영원, PBA 개막전 승리→국내 강자 진가 입증
경기장 분위기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다. 강동궁이 큐를 잡을 때마다 관중석은 숨을 죽였고, 김영원이 마지막 포인트를 올릴 때는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수많은 응원이 경기장 곳곳을 가득 채웠다.
프로당구 2025시즌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이 1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128강전에서 강동궁(SK렌터카), 김영원(하림), 최성원(휴온스), 이충복(하이원리조트) 등 국내 강자들은 나란히 64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대회 분위기를 달궜다.

강동궁은 조좌호와의 경기에서 한층 여유로운 세트 점수 3-1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PBA 대상을 차지했던 강동궁은 안정된 운영과 노련한 공략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내내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관록은 여전히 건재했다.
김영원 역시 명성을 입증했다. 17세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가진 김영원은 윤균호를 상대로 3-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따냈다. 젊은 패기에 깊어진 관록까지 더해져, 팬들의 응원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충복은 또 다른 역전 드라마를 썼다. 0-2의 위기에서 강한 집중력으로 2-2 동점을 만들고 승부치기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국내 상위 랭커들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 명승부였다.
한편, 외국 선수들의 약진도 빛났다.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하나카드), 응우옌프엉린(베트남·하림),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 모리 유스케(일본·에스와이)가 각자 조에서 기량을 선보이며 64강에 나란히 합류하는 성과를 보였다.
반면,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던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는 이길수에게 0-3으로 완패하며 128강전에서 조기 탈락했다. 팬들은 예상외 결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초반부터 예측 불가의 긴장감이 경기를 압도했다.
여자부 LPBA에서도 강자들의 조용한 격돌이 이어졌다. 차유람(휴온스)은 김명희를 세트 점수 3-0으로 밀어붙이며 저력을 드러냈다. 이우경(에스와이)도 임정숙(크라운해태)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여자부 경쟁 역시 뜨거워졌다.
대회 다섯째 날인 19일에는 PBA 64강전과 LPBA 16강전이 이어진다. 각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선수들의 표정과 몸짓에는 각자의 사연과 굳은 다짐이 서려 있었다. 경기가 남긴 떨림은 관중석 너머까지 번지며, 승자의 영광과 패자의 쓸쓸함이 조용히 귓가를 울렸다.
뜨거운 여름, 프로 당구 무대 위에 남은 이야기들은 6월 19일, 킨텍스에서는 물론, 각 가정의 안방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