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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직격 해고…손예진 침묵의 표정→정면 승부, ‘어쩔수가없다’ 운명의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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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직격 해고…손예진 침묵의 표정→정면 승부, ‘어쩔수가없다’ 운명의 문턱”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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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너머로 스치는 기묘한 기운 속, 이병헌이 연기하는 만수의 얼굴엔 깊은 고요와 혼란이 깃든다. 손예진이 연기한 미리는 무너지는 일상의 벽 앞에서 단단한 침묵과 결연한 눈빛으로 버팀목이 됐다. 한때 평범한 일상을 걷던 인물들은 벼랑 끝에 선 듯한 긴장감 속, 운명이 놓은 함정에 맞서기 시작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새로운 보도스틸 11종을 통해 인물들의 치열한 내면과 숨막히는 순간을 예술적으로 포착했다. 만수는 예고 없는 해고 이후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 낯선 전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분재 온실의 정적과 빛을 따라 쏟아지는 상념은 그의 절망과 희망 사이의 균열을 상징했다. 모자를 눌러쓴 채 문서를 움켜쥐고 걷거나, 이력서를 늘어놓은 모습 등은 재취업 전쟁의 현실과, 벼랑 끝 선택의 순간마다 찾아오는 새로운 각성의 시간을 암시한다.

출처: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출처: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손예진이 연기한 미리는 위기와 절망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으로 가족을 끌어안는다. 남편 곁에 선 미리의 단단한 눈빛은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부부의 고요한 투 샷에는 다가올 파장과 측은한 온정이 섞여 흐른다. 동시에 박희순은 서슬 퍼런 카리스마로 선출의 이중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이성민이 분한 범모는 생사를 결정짓는 면접의 중압감에 짓눌린 표정을 선보였다. 염혜란이 연기한 아라는 예측 못 할 상황을 예고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뒤흔드는 긴장감을 더했다. 차승원이 맡은 시조의 어둠 속 구조물 탐색은 미스터리와 의심의 경계를 자극한다.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이 오래도록 품어온 세계관 속에서 탄생했다. 삶을 관통하는 절박함, 존재의 의문, 그리고 검은 웃음이 겹쳐지며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돌파하고자 한다. 화려하고도 밀도 높은 미장센, 배우들의 폭발적 시너지, 스릴 넘치는 전개가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의 한 가운데를 채운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깊이 있는 서사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인생의 비극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 다가오는 9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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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손예진#어쩔수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