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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이닝 무실점 역투”…송승기, 1선발 위용으로→LG 2연패 탈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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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이닝 무실점 역투”…송승기, 1선발 위용으로→LG 2연패 탈출 견인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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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미소와 담담한 목소리에 각오가 묻어났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마운드에서 송승기는 어느 때보다 단단한 눈빛을 드러냈다. 5선발이라는 수식어보다 1선발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던 하루였다.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에서 송승기는 선발 투수로 나섰다. 송승기는 7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잠재웠고, LG는 7-2로 승리했다. 이번 주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3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2승을 올린 송승기는 팀이 거둔 3승 중 2승을 책임졌다.

“13이닝 무실점 역투”…송승기, 1선발 위용으로→LG 2연패 탈출 견인
“13이닝 무실점 역투”…송승기, 1선발 위용으로→LG 2연패 탈출 견인

경기 초반 LG는 2연패의 그림자를 안고 있었다. 송승기는 침착하게 빠른 볼과 다양한 구종을 섞어 키움 타선을 흔들었고, 초반부터 안정감을 보여줬다. 공격에서는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며 꾸준히 점수를 쌓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송승기의 탄탄한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2회 내야 안타와 볼넷으로 맞은 1사 1,2루 위기에서 두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이어 6회에도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침착한 수비로 위기를 넘기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로써 송승기는 최근 3경기에서 19⅔이닝 무실점을 이어가며 모두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토종 선발 중 1위에 올랐다.

 

경기 후 송승기는 “선배들이 연패라는 부담을 떨치라고 조언해줬다. 저 역시 ‘내 할 일만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토종 선발 중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고 해서 영광스럽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지금처럼 꾸준히 내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 역시 “송승기의 구속이 완벽하지 않아도 세부지표가 뛰어났다. 집중력과 발전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입단 당시 9라운드 87순위라는 낮은 지명 순위와 140㎞ 초반의 직구를 던졌던 송승기는 꾸준한 체력 훈련과 투구 폼 보완을 통해 최고 148㎞까지 구위를 끌어올렸다. 스스로 부족함을 인지하고 간절함으로 무장한 결과다.

 

LG는 이번 승리로 2연패에서 벗어나 선두 자리를 지켰다. 오는 주말에는 2위 한화 이글스와 3연전을 치른다. 큰 변수가 없다면 송승기는 전체 평균자책점 1위 코디 폰세와 선발 맞대결이 유력하다. 송승기는 “내가 제 역할을 하면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폰세와 대결하더라도 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내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루를 견디는 손, 무거운 발걸음, 묻어둔 감정을 삼키는 표정. 야구장의 시선은 등번호 1을 향했고, 마운드에서 던진 그의 진심이 LG 팬들에게 오롯이 전달됐다. 6월의 햇살만큼 뜨거웠던 이 순간은 앞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는 송승기의 미래를 예고했다. KBO리그 2024 시즌 LG 트윈스와 송승기의 이야기는 주말 시리즈에서 계속된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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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기#lg트윈스#키움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