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파 일색에 쇄신 동력 약화”…국민의힘 새 지도부, 투쟁 노선 본격화
국민의힘 새 지도부 구성이 사실상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일색으로 굳어지며, 내부 쇄신보다는 대여 강경 투쟁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쏠림 현상에 따른 찬탄파 및 혁신파의 입지 약화, 분당 가능성 등 내홍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곤두박질친 당 지지율 반등과 내부 통합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2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에서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 등 5명 중 4명이 반탄파로 선출된 데 이어, 지도부 내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까지 반탄파가 채우는 구조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번 최고위 9명 가운데 8명에 반탄파가 자리잡으면서, 지난 6·3 대선 패배 이후 흔들린 당권 구조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김정재 정책위의장 역시 반탄 성향이며,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도 반탄파 몫이 될 전망이다.

반면, 양향자 최고위원만이 찬탄파로 남으며 외곽으로 밀려난 양상이다. 실제 신동욱 최고위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때 반대표를 던졌고, 김민수·김재원은 당내 강경 반탄파를 대표한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역시 비상계엄 사태 때의 계엄 해제 결의안에 참여하긴 했으나, 보수 성향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 윤석열과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당원들은 한동훈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방식이나 내부총질 행위가 도움이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헌상 선출직 최고위원 과반이 사퇴할 경우 지도부 붕괴가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구도는 지도체제 안정과 당권 방어에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지도부가 반탄파 쏠림 구도로 재편되면서 쇄신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전대 과정에서 혁신위가 내놓은 쇄신안이나 찬탄파 후보들이 주장한 당 혁신안은 힘을 잃고, 새 지도부는 당분간 대여 강경 공세를 통해 존재감 부각과 지지층 결집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찬탄파의 입지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혁신은 물 건너간 것"이라며 "중도 민심을 돌아오게 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우려했다. 반탄파 주도의 내홍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최고위원들 역시 "내부 총질을 멈추라"며 강경 대응 기조를 천명했다. 반탄 대표 후보 장동혁은 공개적으로 찬탄파에 탈당을 권유한 바 있으며, 이에 양향자 등 찬탄파 인사들은 '극우와의 절연'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분당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0일 라디오에서 "장동혁이 당 대표가 되면 일부는 탈당한다고 했다"며 "윤석열, 김건희, 전한길과 행동하는 김문수, 장동혁이 당권을 쥐면 분당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로 친한계의 탈당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새 지도부의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강력한 대여 투쟁과 당내 화합을 동시에 꾀하며 낮아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당장 26일 결선 투표 후 새로운 지도체제가 출범하게 되면서, 혁신과 투쟁, 분열과 통합 사이에서 국민의힘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