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원 멀티모달 의료AI”…코어라인소프트, 국산 LLM 구현 나선다
의료 인공지능(AI)이 단일 진료과·단일 데이터에 국한된 한계를 넘어, 영상·문서·음성 등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범용형’ 모델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가 최근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220억원 규모 ‘의료품질 및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다기관 멀티모달 기반 모델 구축 및 의료서비스 지원 플랫폼 개발’ 대형 국책과제에 공식 참여해, 국산 의료 대규모언어모델(LLM) 실증에 나섰다.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국내 의료 AI 기술력 검증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분기점이라고 평가한다.
이번 사업은 서울아산병원이 총괄을 맡고, 코어라인소프트와 네이버클라우드, Public-AI, Emocog 등 주요 IT·AI 기업 및 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등 8개 병원, KAIST, 울산대학교 등 총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의료 AI 연구개발 컨소시엄이다. 정부출연금 213억원, 기관부담금 6억원 등 총 220억원이 투입되며, 여러 기관이 각자 보유한 대규모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주요 목적은 영상(CT, MRI 등), 문서(진료기록, 판독서), 음성(진료녹취) 등 멀티모달 데이터를 AI로 동시 분석·예측해, 단일기관·단일모달 한계에 머물던 이전 의료 AI 대비 진료 정확도와 임상 활용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데 있다.

중심 기술로는 코어라인소프트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기반 다중질환 분석 솔루션과, 최신 생성형 AI 기술이 결합된다. 기존 흉부영상 AI가 폐암 탐지·결절 진단 등 특화기능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질환군(소아청소년, 산부인과, 암·만성·중환자질환)까지 분석 대상을 넓힌다. 생성형 AI는 의료문서 자동작성, 환자 맞춤 진료설계, 임상연구 데이터 확보 등에서 진단 신뢰성과 의료진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플랫폼은 국내 의료 환경에 특화된 국산 의료 LLM(대규모언어모델) 실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GPT 등 범용 LLM은 의료현장 적용에서 정확성·책임 한계가 지적되고 있으나, 이번 모델은 병원 맞춤형 데이터와 국문 임상용어에 최적화해, 국내 진료 현장의 실제 문제 해결력을 전면 강화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글로벌로는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이미 멀티모달 의료 AI와 의료 LLM 연구·투자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미국에는 Epic, Tempus 등 IT·AI 기업이 종합병원 네트워크와 협업해 임상 데이터 연합학습을 가동 중이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의 빅테크 역시 영상·생체신호·문서 등 멀티모달 AI모델을 의료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는 데이터 접근 제한, 규제 문제, 실증 경험 부족 등으로 상용화가 늦었으나, 이번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가 의료 AI 경쟁력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코어라인소프트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의료 AI 분야 ISO/IEC 42001(국제 AI경영시스템 표준) 인증을 획득했고, AI 신뢰성을 강화한 ‘이중 AI 구조’ 미국특허도 확보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템플헬스, 3DR Labs 등과의 파트너십을 실전 노하우로 이어가고 있다. 현재 AI 기반 흉부영상 분석 솔루션은 국내외 800여 병원에 적용되고 있으며, 연구성과는 이번 과제 플랫폼 개발에도 직접 반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데이터 안전성, 임상 신뢰성, 개인정보보호 등 의료 AI 산업 진입장벽을 높게 관리하고 있다. 각 과제 참여기관은 데이터 비식별화, AI 모델 투명성, 환자 동의 절차 등 현행법에 따라 개발-실증-상용화 전 과정을 엄격히 설계 중이다. 전문가들은 멀티모달 기반 의료 AI가 의료산업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의료 AI 대형 프로젝트가 실제 임상 현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지, 국산 의료 LLM의 실전 적용력과 글로벌 경쟁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